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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NVIDIA) 8800GT 칩셋을 장착한 그래픽카드 구하기가 어렵다. 엠바고(Embargo)가
10월 30일 (정확히 한국시간 10월 29일 오후 11시) 풀리고 제품판매가 개시된 10월 30일 가격비교사이트에 공고된
8800GT가격은 최저 27만원부터 출발 했으나 급기야 29만원 이상으로 상승하더니 이제 아예 물건도 없다.
혹자는 8800GT가 너무나 인기가 많아서 초기물량이 빨리 소진된 것이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사실을 알고 나면 그렇지
않다. 한국에 배정된 8800GT 512MB 그래픽카드는 다 합해봤자 고작 300 ~ 400개 사이이다.
보드나라가 비공식적으로 집계한 바에 따르면 그래픽카드 3대 메이저+1 사인 A,B,C,D사 (이니셜은
회사명과 관계 없음)는 한군데를 제외하고 모두 100개 이하의 그래픽카드가 배정 됐다. 두 개의 브랜드를 유지하고 있는 A사는
80+10개로 총 90개, B사는 50개, C사는 80개가 수입이 되었고 D사에는 130개 가량이 배정됐다. 그 외의 중소 업체의
경우 많아 봤자 20개에서 10개정도, 최악의 경우 고작 5개로 초도 수입이 완료됐다. 다 합해서 400개가 되지 않는다.
보드나라가 집계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치더라도 고작 한국시장에 많아 봤자 500개가 채 수입이 안되었다는 이야기다.
이것은 물론 국내만의 상황은 아니다. 항간에는 아시아시장(일본제외)에 배정된 8800GT그래픽카드가 총 1000개라는 설도
들렸다. 물론 필자 생각에도 1000개보다야 많을 것이라 보지만, 전세계적으로 해 봤자 수천 개 ~ 만개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아시아시장은 생각 외로 컴퓨터 컴포넌트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가 모여있다. 중국, 일본, 한국은 물론,
대만 등 개도국까지, 어떤 제품은 중국시장의 판매량이 유럽은 물론 미국시장과 비슷할 정도로 아시아시장은 큰 시장이다. 이 시장에
1000개설이 흘렀다면 말 다한 것이다. 즉, 제품이 없다.
상황은 이렇다. 보통 256MB가 주력이 되는 그래픽카드 판매 시에는256MB그래픽카드나 512MB가 장착된 그래픽카드가
판매될 시 256MB 그래픽카드가 주력이 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업체는 512MB제품이 출시되더라도 얼굴마담식이나
라인업유지를 위해 소량만 제품이 입고되고 주력 판매제품으로 256MB제품이 들어온다.
금번 8800GT때도 같은 룰이 적용되었다. 필자가 파악한 유명 그래픽카드 유통사 B모(이니셜은
관계없음)사의 경우, 원래 엔비디아측에서 제시 받은 그래픽카드 수입물량은 총 150개였으나, 512MB 제품이 크게
히트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256MB제품에 주력하기 위해 수입물량을 50개로 줄여 통보했다. 물론, 엠바고가 풀린 그날,
그 회사 사장은 땅을 치고 후회했다. 이렇게 잘 나갈 줄 몰랐다는 것이다.
보통 고가형 그래픽카드가 처음 출시되면 잘 알려지진 않지만 초도 물량은 이정도 선에서 들어오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8800Ultra의 경우 대부분의 수입업체는 수입을 아예 하지 않거나 해 봤자 5개정도 선만
들어오기 마련이다. 필자가 알고 있는 D사만 20개가 들어왔고, 다른 회사는 모두 5개미만이거나 아예 수입을 하지 않았다.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8800GT건은 예측이 가능했다. 8800GT는 로드맵 상 상위버전인
8800GTS보다 가격이 7~8만원 가량 싼데다 성능은 더 뛰어나다. 그렇다면 당연히 기존의 경쟁사 2900시리즈 구입자, 자사의
8800GTS 구입 예정자들이 모두 8800GT로 몰릴 건 뻔했다. 그런 상황에서 400~500개 밖에 수입되지 않은 것은 시장
판세를 잘못 읽은 것이다.
두번째 이유는 두번째 선적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원래 엠바고가 풀린 30일 이후 일주일 내에
두번째 물량이 선적되기로 되어 있었다고 익명을 요하는 업계관계자가 보드나라에 밝혔다. 그러나 일주일이 훨씬 지난 지금도, 두번째
물량은 선적되기는 커녕 언제 선적될지도 오리무중이라는 답변이다. 대만의 유명한 그래픽카드 생산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시장에
8800GT칩이 없다. 현재 8800GT칩을 가지고 있는 곳은 D사와 우리뿐이다. 우리를 제외하고는 어디에도 당분간
8800GT그래픽카드를 판매할 수 없을 것.' 이라고 밝혔다. 그 이유를 묻자, '그 이유는 엔비디아가 더 잘 말해주지 않을까'로
답을 맺었다.
현재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온갖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8800GT 칩 제조에 문제가 발생하여
라인이 모두 정지했다는 설부터, 8800GTS를 조기 소진하기 위해 8800GT를 출시는 했지만 제품공급을 하지 않는다는 설
까지. 어떤 것이 맞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현재 시장에 물건이 없다는 것이다.
소비자는 이미 8800GT의 상대적 저가격과 제품의 성능에 빠져 들었다. 어찌되었건 구매를
원한다.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에게 제품의 공급을 제때 해주는 것 역시 회사의 책임이고 의무다. 이 상황은 책임 방기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벤치마크사이트의 그래프만으로 8800GT의 성능을 감상하고, 남의 이야기만 듣고 싶어하지 않는다. 입맛을 돋구었으면 메인
음식을 제공하여야 할 것이 아닌가?
이 상황은 뭐, 물건 가지고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아무리 엔비디아 점유율 80%라고 해도 이건
너무했다. 8800GT, 필자도 반할 정도로 분명히 기가 막히게 좋은 물건이지만, 초기인 만큼 그만큼 까댈 거리도 많은 제품이라는
것,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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