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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壬辰至于五六年間 賊不敢直突於兩湖者 以舟師之扼基路也
今臣戰船尙有十二 出死力拒戰則 猶可爲也
今若全廢舟師則 是賊之所以爲幸而
由湖右達於漢水 此臣乏所恐也
戰船雖寡 微臣不死則 賊不敢侮我矣 |
임진년이래 5~6년간, 적이 양호남(충청,전라)을 넘지못함은 주사(수군)로 적의 기로를 막았기 때문입니다.
이제 신에게 12척의 전선이 있사오니 나가 사력을 다해 싸운다면 아직 가망이 있을 것이며
금번 주사(수군)를 폐하라하시면 이는 적을 이롭게하는 행위로
우호남으로 (호남을돌아) 한강에 당도할것이니 신은 이를 두려히 여기옵니다
전선이 비록 적으나 신이 아직 죽지 아니하였으니 적들이 가벼이 보지 못할 것입니다. |
1597년 8월 14일(음력) 삼도수군통제사 이순신장군 (이하 장군)이 선조임금에게 보낸 장계의 내용이다. 칠천량에서 대파한 조선 수군을 육군에 통합하라는 선조의 명령에 화답한 것으로, 장군의 기개와 미래에 대한 비전, 나라에 대한 충성심이 잘 드러난 글이라 할 수 있다. 위기 상황에서 리더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동서고금의 어떠한 문장보다 더욱 잘 드러나 있다.
필자가 한산도해전보다 명량해전에 더욱 애착을 가지는 이유는 현 나라의 상황과 당시의 상황이 상당히 쉽게 오버랩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누구도 불가능할 것이라 여기었던, 반드시 이겨야만 했던 전투에서 장군은 승리했으며, 승리할 수 있음을 끊임없이 부하장수와 임금에게 고했다. 같은 인간으로서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그 패기와 자신감, 스스로도 확신할 수 없는 두려움을 극복하며 꿈과 비전을 제시하고 그 비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은 감히 필자도, 이세상 누구라도 이를 헤아리기 어려울 것이며 따라갈 수 없을 것이다.
지금의 경제상황이 아무리 어렵다 한 들, 1597년의 조선만큼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자신의 상황이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 하더라도 1597년의 장군만큼 어렵진 않을 것이다. 견딜 수 없는 압박감과 두려움과 공포상황에서도 장군은 이길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그 길로 뚜벅뚜벅 걸어갔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것 역시 이 상황에 공포감을 가지거나 두려워하지 말며 냉철하게 판단하고 자신을 끊임없이 정진하며 이길 수 있는 길을 향해 뚜벅뚜벅 나아가는 것 뿐이다.
지금 용산의 , IT업계에 있는 수많은 회사는 아직도 움추려 있다. 오직 버티기가 해답이라며 정들었던 직원들 내쫓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그냥 이 위기가 지나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 위기가 지나가면 옛날처럼 다시 잘먹고 잘살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있다. 팔다리 다 자르고 입부터 괄약근까지 다 틀어막고 조금만 기다리면 잘먹고 잘살 수 있을 것이라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2008년 이전에도 용산은 어려웠다. 더 어려워진 것 뿐.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것은 현재의 현실에 대한 도피뿐 그 이상도 이하도 되지 못한다.
11월을 기점으로 12월부터, 용산 IT시장에서도 옥석이 명확하게 구분되고 있다. 이른바 '生' 할자와 '死'할자가 구분이 되고 있다. 이름만 대도 알 만한 몇몇 유통사는 이미 11월 중순이후로 전월대비 매출이 오히려 오르고 있다는 인터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안정을 찾아나가고 있다. 모 회사는 환율이 1500원에 이르는 시절, 도박에 가까운 결정으로 수입 예정을 앞당겨 제품을 출시해 현재 판매량과 환차익까지 보고 있다는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달러당 1500원일 때 주문을 하고 1300원일 때 결제를 하니 달러당 200원 가까이 환차익을 본 셈이다)
그와 반대로 '이럴때는 가만히 있는 게 상책'이라며, 버티기로 일관하는 자들은 여전히 9월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어렵다. 필자같이 미디어업계에 종사하다보면 이러한 기운은 쉽게 간파가 가능하다. 이상한 것은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이려 하는 곳이 사내 분위기도 더욱 활기차며 매출도 오르는 긍정의 기운이 더욱 많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냉철한 판단과 예리한 선견지명은 둘째치더라도......
문제는 리더에게 있다. 이시대 대한민국 용산에서 IT관계업을 이끌고 있는 리더들에게 필자가 던지고 싶은 말은 바로 그것이다. 이 위기상황에서 당신은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는가, 어떤 대비책을 세워놓고 실천하고 있는가, 그 대비책을 실행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정진하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묻고 싶다.
그냥 '가만히 있는 것이 상책' 이라는 답변을 주위에 누군가가 늘어놓는다면, 그런사람과는 인연을 끊으라고 과감히 이야기하고 싶다. 패배감과 성취감 모두 빠르게 전염되는 것. 패배감으로 둘어싸인 자와 무슨 비즈니스를 논의하며 무슨 계획을 논의하는가.
세계 최초의 DRAM 개발사가 어디일까? DRAM이란 것을 만들어 낸 회사는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Intel Corporation 이다. 초기 독점시장에서 DRAM으로 큰 이익을 본 인텔은 1980년대부터 시작된 일본업체들의 저가전략으로 DRAM부분의 매출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1970년대 인텔의 DRAM점유율은 50%가 넘었지만, 1984년 인텔의 DRAM 시장 점유율은 5%미만으로 떨어졌다.
인텔은 과감히 DRAM을 퇴출시키고, DRAM을 개발하다 거의 '얻어걸린'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주력산업으로 성장시키기로 결정하고 사업구조를 대폭 바꾼다. 인텔이 DRAM사업을 철수하는데만 1년의 시간이 걸린 것을 감안한다면, 인텔이 DRAM사업에 얼마나 큰 애증을 가지고 있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필자가 이런이야기를 하면 돌아오는 답은 항상 이렇다. '그걸 누가 모르냐, 나도 아이템 확장하거나 돈되는 다른 사업하고 싶다. 그런데 뭘해야되는지 모르겠다. 당신이 알면 혹시 알려달라'. 필자도 이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오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필자가 찾은 해답은 아주 간단하다. 새로운 아이템이든 새로운 비즈니스 방식이든 무엇이든간에, 새로운 것은 그냥 얻어지지 않는다는 아주 간단한 논리이다. 즉, 그만큼 스스로 정진하고 끊임없이 탐구하여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인데, 공부는 하지 않고 뭘해야될지 모르겠다고 하는 구차한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남이 해결해야 될 것들은 남들이 하게 두고 스스로 해야 할 것은 스스로 해야 한다. 나 자신의 비전을 세우고 그 비전을 실천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정진하는 것이 지금 해야 할 것이 아닌가 싶다. 장군께서 명량에서 10배가 넘는 일본수군을 대파했듯, 자신이 가진 장점과 단점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이길 수 있는 전략을 세우며, 그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며 정진하여야만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다. 그렇게 한번 위기에서 벗어난다면, 그다음에 더 큰 위기가 찾아 오더라도 그것은 더 이상 위기가 아니라 기회가 될 것이다.
장군이 임금에게 올린 위 장계를 보면서 우리는 그의 승리에 대한 자신감만 되돌아 볼 것이 아니라, 승리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주도적으로 만들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는 끊임없는 자기혁신만이, 가능하게 할 것이다.
비전없이 버티기만 하는 당신은 떠나라. 스스로 정진하지 않고 남이 이룩해놓은 위대한 결과물을 뉴턴의 사과가 아래로 떨어지듯 받아먹으려고 하지 마라. 위기가 지나고 안정이 찾아오더라도, 당신은 그 자리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아니,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 조차 다행이라 여겨야 할 것 같다.
성공에는 끊임없는 정진이 뒤따라야만 가능하다는, 이 단순하고 명쾌한 초등학교 교과서에나 나오는 논리가, 지금 이시대의 리더들에게 필요한 논리라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다. 이 글을 쓰는 필자 역시 그들중 하나였다는 것이 부끄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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