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필자가 한국조폐공사 사보 '가치바치' 10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한국조폐공사 사보 10월호를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저작권 관련으로 인하여 블로그펌, 개인용 사본복사를 엄격히 금지합니다.
-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세는 것보다 할 수 없는 것을 세어보는 게 더 빠를걸?
KBS ‘1박2일’만 봐도 답은 나올텐데
지난 26일 방송된 KBS ‘1박2일’ 서울편에서 멤버들은 ‘북촌8경을 찾아 사진을 찍어라’, ‘ ‘이화마을에서 천사와 꽃이되어라’, ‘백사실계곡에서 개∙도∙맹을 찾아라’ 등의 미션의 뜻을 이동중 스마트폰으로 모두 찾아낸다.
북촌의 8가지 풍경을 위한 포토라인, ‘개∙도∙맹’이 개구리, 도룡뇽, 맹꽁이를 뜻한다는 것, 이화마을의 계단과 담을 이용한 벽화의 존재 등등. 만약 스마트폰이 없었다면 분명 차를 세워 근처의 PC방에 들어가거나 주변의 사람들에게 물어봐야 했을 것이다.
스마트폰, 다른 모바일 전자기기의 존재를 위협하다
Google社가 자사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 ‘구글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개시하자 미국 최대의 내비게이션 제조업체인 TomTom社와 Garmin社는 주가가 20%이상 폭락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내비게이션이 ‘무료’인데 어느 누가 수십 만원씩 들여 내비게이션을 또 구입하겠는가?
MP3나 PMP 역시 스마트폰 덕(?)에 거의 사양산업으로 몰렸고, LG전자는 스마트폰 실패 책임을 물어 결국 대표이사의 해임을 결의했다. 닌텐도DS (NDSL)로 유명한 닌텐도社도 스마트폰에 밀려 매출과 주가가 폭락했다. 전세계 PC의 90%를 장악한 마이크로소프트社보다 핸드폰시장의 3%를 점유한 애플社 주가총액이 더 높다.
스마트폰으로 무엇을 할수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할 수 없는지를 찾아보라
인간이 개발한 전자제품은 PC를 제외하고 모두 하나의 기능을 갖고 있다. TV는 TV시청만, 라디오는 라디오를 듣기 위해 사용한다. 전화통화를 하려면 핸드폰이, 사진을 찍으려면 카메라가, 음악을 듣기 위해 MP3를, 동영상을 보기 위해 PMP가, 길을 찾기 위해 내비게이션이 필요하다.
그러나 스마트폰 하나면 위에서 언급한 모든 제품이 필요가 없어진다. 카메라가 없어도 사진을, MP3가 없어도 음악을, PMP가 없어도 동영상을, PC가 없어도 인터넷을, 메일을, 검색을, 전화기가 없어도 전화를, 라디오나 TV가 없어도 라디오/TV를 시청할 수 있다.
모든 전자제품의 기능을 다 갖고 있으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그 기능이 계속 추가되는, PC와 함께 유일한 기기이면서 동시에 PC나 노트북이 제공하지 못하는 이동성까지 갖춘 것이 바로 스마트폰이다.
10년이 지나야 강산이 변한다는데, 1년만에 완전히 변해버린 세상
스마트폰이 이렇게 갑자기 대중화된 것은 크게 3가지의 변화에 기반을 두고 있다. 첫번째는 PC 기능 그대로 사과박스만 한 크기에서 핸드폰크기로 줄인 반도체 하드웨어 기술의 향상, 두 번째로 작은 화면 (대개 3~4인치)으로 화면 터치만으로 쉽게 조작가능한 UI (User Interface) 기술의 향상, 세 번째로 저렴한 비용으로 무제한에 가깝게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환경의 구축이다.
사실 하드웨어 기술은 이미 수년 전부터 있던 것이지만, 그 동안 이통사의 폐쇄적 데이터네트워크 운용과 UI기술 부재덕에 대중화되지 못했다. 그러나 아이폰의 등장 이후 본격적 경쟁구도가 형성되면서 3박자가 갖추어져 폭발적 시장 성장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제 스마트폰은 핸드폰 조작하듯 쉽게 조작할 수 있고, 즉각 응답이 가능할 만큼 빠르며, 언제나 무선인터넷을 이용해도 요금걱정 없이 즐길 수 있다. 이러한 1년간의 변화가 폭발적인 시장성장을 이끌어내면서 완전히 또 다른 세상을 만들어냈다.
PC는 정보화 ‘가능여부’의 시대, 스마트폰은 정보화 ‘속도전’의 시대
1차 정보화혁명이라 할 수 있는 90년대 PC와 유선인터넷의 파급 트렌드는 PC를 다룰 줄 아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른 정보습득 여부에 있다.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분리됐고, 정보의 습득을 위해 PC는 꼭 배워야 하는 기기였다.
2차 정보화혁명이라 불리어도 손색없는 무선인터넷+스마트폰은 이제 정보를 누가 ‘더 빠르게’ ‘같은 시간내에 더 많이’ 습득하느냐는 속도전의 양상을 띄고 있다.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받는 ‘PC’시대와 달리 ‘스마트폰’은 사용만으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 극복이 가능하게 된다.
‘편리’해진것이지 ‘행복’해진 것은 아니지만…
‘남자의자격’에서 이경규씨는 ‘세상이 편리해진 것이지 행복해진 것은 아니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스마트폰의 등장은 또 한번 세상이 이만큼 편리해질 수 있다는 대표적 상징의 하나라 할 수 있다. 세상이 편리해질수록 ‘느림’과 ‘여유’의 미학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지만, 모사의 CF처럼 잠시 꺼두는 센스를 발휘한다면 최고의 도구로서 스마트폰은 손색이 없겠다. 언제나 문제는 도구 자체가 아니라, 그를 어떻게 적절히 활용하는가에 있으니 말이다.
이 글은 필자가 한국조폐공사 사보 '가치바치' 10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한국조폐공사 사보 10월호를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저작권 관련으로 인하여 블로그펌, 개인용 사본복사를 엄격히 금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