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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PC컴포넌트 시장을 뜨겁게 달군 방통위의 조립PC 전파인증 논란은 국내 조립PC
시장 전체의 존폐를 가를정도로 큰 핵폭탄격 사안임에 틀림없다. 컴퓨존과 같은 조립PC 판매 쇼핑몰은 물론이고, 관련 모든 PC 부품을 공급하는
제조사, 수입원, 유통사에게도 매출축소의 치명적인 사안임에 확실하고, 더 나아가면 보드나라와 같이 이 시장을 기반으로 제3의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모든 업체, 개인 모두와 관련있는 일임에 틀림없다.
그래서인지 PC업계의 일임에도 일반 일간지에서도 보도내용을 다루고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서도 관련 문제가 언급되는 등 지난 목요일에 발생한 일 중 최대 관심사 중의 하나였을 정도로 이 문제가 가지고 있는 폭발력은 생각보다
컸다 할 수 있겠다.
문제의식의 출발. 조립PC도 현행법상 전자파인증 대상이다
먼저 주장을 하기 전에 문제의 진단에 대한 올바른 출발이 필요하다. 올바른 문제의식은
손쉬운 해결책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 문제에 대한 올바른 문제의식은 어떠한 형태의 조립PC이던, 판매목적의 PC는 전자파인증을 받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혹자는 이야기한다. '전부 전자파 인증을 받은 제품으로만 완제품을 구성했는데
완제품을 다시 전자파인증을 받으라는 것은 상식이 맞지 않는다' 며. 이는 문제의 본질이 아니며, 오히려 업계를 잘 모르는 일반
대중들에게 기존의 '맞을래요' 사건과 결합되어 자기밥그릇 챙기는 것처럼 보여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조립PC시장에선 PC 부품이 하나의 상품이기에 각 부품마다 전자파인증이 당연하듯,
부품들로 구성된 완성품 PC 또한 부품과는 별개로 하나의 상품이며, 데스크탑은 현행법상 판매하려는 목적으로 제조하게 되는 모든 PC는 전자파인증
대상이라는 점이다. 그동안 전파법 제 58조의2(방송통신기자재등의 적합성평가) 를 조립PC에 적용하여 집행할 생각을 행정부에서 하지 않았을 뿐,
조립PC 시장이 생겼을 때 부터 이미 조립PC도 전파법 대상이었다.
이 문제의식의 끝은 여기로 귀결한다. 그렇다면 '이 규정을 이제와서 곧이곧대로
조립PC시장에 적용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것인가?'
방통위도 이미 알고 있다. 사실상 법규정대로 적용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그렇다 보니 엉뚱한 법규정 해석이 난무한다. 조사를 시작한 방통위도 법규정을 고지곧대로
이제와서 적용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알고 있었나보다. ZDNET 의 2월 8일자 기사에 따르면 방통위산하 전파연구소 황근철
주무관의 코멘트를 붙이면서 '규성상 예외조항이 없기 때문에 조립PC도 전하인증을 받아야 한다' 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보인다. '적어도 같은 모델을 다량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경우에는 소비자를 위해서라도 전파인증을 받아야 한다.'
그래서 그런가? 이번 전자파인증 사태의 첫 대상인 컴퓨존의 '하이웍스PC'는 현재 판매가
중단 되었지만 브랜드만 쏙 빠져버린 '컴퓨존 추천조립PC'는 기존과 변함없이 그대로 판매되고 있고, 컴퓨존은 2/7일부터는 아예 '조립비 무료'
행사를 하고 지금은 '조립비 할인'행사로 대체하여 운영하고 있다. 법규정을 들이대려 했으면 아예 모든 조립PC판매에 문제제기를 했어야 옳지,
법문 어디에 브랜드만 인증을 받아야하고, 브랜드가 아닌 조립PC의 인증은 받을 필요가 없다고 써 있는가?
전부 다 건드릴 수 없다는 현실적인 타협(?)의 일환으로 '브랜드화되고 모델넘버가 있으며
같은모델을 다량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경우' 에 한하여만 일차적인 규제대상이라는 등의 내용이 알려지고 있지만, 이러한 문제적 접근은 본질적인
해결책을 가져다 주지 못한다. 이러한 규정은 '귀에 붙이면 귀걸이, 코에 걸치면 코걸이' 식으로 현재의 조립PC 산업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정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 근원에는 이런식의 예외규정이 제대로 조립PC시장에서 정착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데
있다. 만약 이번 컴퓨존의 경우처럼 '하이웍스' 브랜드를 붙였기 때문에 전파인증 대상이 맞다고 주장한다면 그렇다면 컴퓨존에서 브랜드를 '떼고'
그대로 조립해 판다면 그것은 전파인증 대상인가 아닌가. 또, 황 주무관이 이야기한 것 처럼 '적어도 같은 모델을 다량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경우'
를 예외로 둔다고 치면, 몇대를 팔아야 '다량'이 될 것인가?
쿨하게 한달에 '1000대'라고 치자. 그순간부터 컴퓨존을 비롯한 업체들은 '999대
한정판' 브랜드PC를 만들어 내면 된다. 브랜드가 문제라면 '하이웍스' 브랜드만 떼고 '똑같이' 팔면 된다. 그것도 아니고 부품 구성이 미리
완료된 모든 PC가 전파인증 대상이라고 한다면 그때는 부품 구성을 미리 정해놓지 않고 부품 계열만 정해둔 뒤 소비자가 스스로 동일 계열 중
제품을 선택하게 해도 된다. (추천제품은 맨 위에 올려두고 추천제품을 선택하면 가격을 깎아주면 더 좋겠다)
피해갈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그러면 이 사태를 만들어낸 '민원 신고자'들께서는 다른
트집을 잡아 문제제기를 할 것이 뻔하고, 그에 따라서 또 시행령을 피해가는 형태로 유권해석을 바꿀것이 뻔하다. 시장의 왜곡만 발생하고, 소비자의
시장에 대한 반감만 키울 뿐이며, 대응에 느린 소규모 영세상인들만 피해를 볼 뿐이다.
법규정과 현실이 충돌한 대표적 사례. 망하게 둘것인가, 고칠것인가
근본 문제의 출발은 현행 전파법이 조립PC에 시장에 대한 고려 없이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PC는 공통된 규격(프로토콜)에 기반하여 누구나 부품을 생산하고, 생산된 부품을 모아 약간의 지식만 가지고 누구나 쉽게 직접 '제조'하여 사용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제품이라 기존의 '룰' 과 상반된 기반하에서 성립된 시장이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PC와 같이 광범위하고 보편적인 제조시장이 자리잡은 전자제품은 없다.
누구나 약간의 지식만 있으면 쉽게 부품을 구매하고 '제조'할 수 있다. 애초에 PC컴포넌트를 하나의 '제품'으로 간주하는 시장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문제가 생기지 않았겠지만, PC컴포넌트시장은 이미 광범위해졌고, 보편화되었으며, 세계공통적인 시장이다. 또 여기에 기반한 다양한
산업들이 존재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업계에 종사하며, 이를 통해 밥벌이하고 산다. 지금에 와서 정부(방통위)가 스스로 이를 부정한다면, 그동안
업계종사자들의 '위법'을 방치하였다는 것 외에 설명할 방법이 없다.
지금 우리는 현실적으로 법규정과 상반되는 산업형태가 엄연히 존재하면서 동시에, 법규정을
엄격히 적용하면 산업자체가 붕괴될 것이 뻔하게 예상되는 기로에 서 있다. 지금 시점에서 이 논쟁이 조립PC가 전자파인증 대상이다 아니다 라거나,
모든 부품이 전자파 인증 대상이 되었기 때문에 필요치 않다 필요하다 라는 논리로 더이상 피해갈 수 없다. 이러한 논리는 현재의 상황에 변화를
원하지 않는 보수주의적 면피논리일 뿐이다.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하고,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해결책은 있다. 한가지 예로 미 연방 통신위원회 (FCC) 전자파 인증 등급은
조립PC등을 위한 별도의 등급과 가이드라인, 기준이 존재하며, 일부 책임만 제조자에게 해당되도록 하고 있다. FCC DoC Assembled
From Tested Components (Complete system not tested) 가 그것으로, 규정에 대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FCC does permit the assembly, without additional
testing, of personal computer systems from separate authorized components. The
assembler must follow all of the installation instructions for the separate
components in assembling the system. The assembler of the system also must label
the system as being assembled from tested components (Complete system not
tested.) and include a separate DoC for the completed system. 출처 : systium.com
감정적이고 이기주의적으로 보일 대응은 옳지않아
시장의 존폐를 가를만한 민감한 문제라서 그런지 이 사안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거의
감정적인 수준까지 올라왔다. 필자도 주위에서 거의 하소연에 준하는 전화나 항의 (?)를 자주 듣는다. 일반적인 포털 여론도 뜻밖에 이번
전자파대상은 과하다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지는 것으로 봤다. 팩트에 대한 정확한 규정이 내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사람에 따라 팩트해석을 다르게
하면서 의견이 다르긴 하지만, 한가지 공통적인 것은 영세상인의 조립PC까지 법규정을 들이대며 전자파인증을 받으라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이 상황을 합리적으로 풀어가기 위해선 업계와 시장을 잘 아는 오피니언 리더들의 행동과
원칙이 중요하다. 무조건 방통위의 이번 해석을 시장을 알지못하는 몰염치한 해석으로 폄하하거나, '다 죽으라는 소리냐'라는 식의 감정적 대응
보다는 수면위로 부상한 이 문제를 어떻게 합리적으로 정비하고 조절하여 합법적 토양위에서 산업을 유지시킬 수 있는가 로 모아져야 한다.
현재의 PC산업에서 조립PC산업은 말 그대로 일반적인 시장의 한 형태이다. 합법적인 틀
안에서,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을 범법자로 치부하고 방치하기보다, 합리적으로 규정을 재정비하고, 시행령을 변경 적용하여야 하며, 함께 일정수준
이상의 산업을 유지하는 업체의 경우에는 전자파인증을 거쳐 합법적인 제품을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지금보다 더욱 체계적인 법령과
시행령의 정비가 필수적이다.
그러한 출발선상에서 제일 먼저 필요한것은, 필요이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여
감정적인 대립상태로 문제를 끌어가기 보다, 사태의 본질을 이해하고 수정하는 협상의 자세라 할 수 있겠다. 업계는 조립PC만의 특수성과 주먹구구식
대응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문제제기를, 정부(방통위)는 조립PC시장에 대한 본질적 이해와 함께 조립PC시장의 특수성에 걸맞는 전파법 규정과
시행령의 변경을 고민해야 할 때다.
그 대상의 결론은 어떠한 경우에도 소비자 이익과 권리가 침해되어서는 안된다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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