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시장의 불황과는 별개로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회사와 가정에서 PC를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데, 사용 빈도가 높기 때문에 PC는 언제나 고장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그에 따라 PC 사용자들에게 있어서 제조사 및 유통사의 A/S 수준은 제품 구매 시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그점을 파악하고 있는 기업들은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A/S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보드나라에서는 올해로 창립 29주년을 맞는 국내 PC 분야의 대표 기업인 제이씨현시스템(이하 제이씨현)의 본사 고객센터를 직접 방문하여 실제 A/S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살펴보고 관계자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져보았다.
여러 가지 의혹을 샀던 제이씨현의 A/S
제이씨현은 국내 PC 컴포넌트 시장에서 메이저 브랜드로 여겨지는 기가바이트의 공식 공급원으로서 많은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는
만큼 A/S를 요청하는 고객들도 많을 수밖에 없는데, 보드나라를 포함한 PC 커뮤니티에서는 오래 전부터 제이씨현의 A/S에 대해 '폭탄 돌리기'로
대표되는 불안감을 표현하는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불만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되는데, 하나는 A/S가 종료된 후 돌려받은 리퍼비시 제품 역시 동일한 불량 증상이
다시 발생하거나 또 다른 불량증상이 나타나는 등 제대로 수리되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이며, 두 번째는 제이씨현이 다른 PC 유통사들과 달리 초기불량을
제외한 A/S의 경우 제품의 교환이 아닌 수리를 원칙으로 진행하기에 일부 타사의 신제품 교환 정책과 비교해 소비자에게 불리하다는 불만으로 압축될
수 있다.
제이씨현 고객센터의 구정호 과장(좌)과 조유길 부장(우)
국내 PC 업계에는 지금은 사라진 유니텍전자가 90년대 중반 1:1 무상 교체 방식의 A/S를 도입하면서부터 보증
기간 내 문제 발생 시 다른 (신)제품으로 교환해주는 것이 일반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는데, 제이씨현은 이와 달리 2004년부터 입고된 제품을
수리하여 제공하거나 수리가 완료 된 리퍼비시 제품으로 교환해주는 A/S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그로 인해 다른 기업들의 A/S에
익숙한 소비자들은 제이씨현의 방식을 의아하게 생각하였고, 수리 받은 제품이 문제를 일으키게 되면 의아함이 불신감으로 변하여 온라인을 통해 자신의
불만을 표출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컴퓨터의 개별 기기에 속하는 메인보드는 하자 발생 시 수리를 받는 것이 기본이다
다만 관련 법규인 재정경제부가 고시한 소비자피해보상규정(제2006-36호 19페이지)에 의하면 1개월 내에는
제품 교환 혹은 무상 수리, 그 이후 보증 기간 중 제품의 하자 발생 시에는 무상 수리, 제품 교환은 수리가 불가능한 경우에 제공하도록 규정되어
제이씨현의 A/S 정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제이씨현 고객센터의 조유길 부장과 구정호 과장은 이 부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제이씨현은 소비자피해보상규정의 기준대로 A/S를 진행한다. 1개월 내에는 교환 또는 수리, 그 이후에는
수리가 기본이며 수리에 시간이 오래 걸릴 경우나 어려운 경우에는 리퍼비시 제품이 제공된다. 제이씨현이 이러한 기준으로 진행하는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일단 수리가 가능한 기술진과 장비,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이러한 기술력과 장비 없이 단순 교체만으로 진행하는 A/S가 비전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내 PC 유통사중에서 메인 칩셋까지 수리 가능한 업체는 제이씨현이 유일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몇몇 회사는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이러한 장비와 인원을 철수하고 RMA로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최소한 자사가 판매한 제품에 대한 수리는
직접 진행할 정도의 기술력은 갖춰야 된다는 것이 제이씨현 경영진의 판단이다.
일부 타사가 수년 전에 신제품 교환 같은 파격적인 A/S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수리를 기본으로 하는
제이씨현의 A/S를 꺼려하는 소비자 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조금 생각해보면 장비와 인력의 보충을 꺼려하기에 당장 투자가
적은 것처럼 보이는 RMA와 신제품 교환으로 대응하는 것 아닌가? 이런 업체들은 사업 철수도 빠르다. 한때 반짝 하는 사업이 아닌 지속성과
연속성 면에서 볼 때 제이씨현의 이러한 규모와 투자가 소비자를 위한 올바른 정책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제이씨현의 수리 정책에 대한 소비자 반감이 수년 전 인터넷에 종종 보였던 불만과 비교하면 확실히
잦아들은 것이 사실이다. 워낙 수많은 업체들이 새롭게 생겨났다가 없어지는 과정들에 대한 소비자 학습 효과와 리퍼비시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것이 주된
이유라 할 수 있다.
지속성과 연속성을 기준으로 꾸준한 투자와 장비, 기술력을 갖춰나가 수리를 통한 A/S를 제공하겠다는 제이씨현의
말에는 기자로서 충분히 공감한다. 다만 기자도 사람인지라 '신제품 맞교환'도 가능하다면 그쪽에 유혹될 듯 하다.
국내 업계 최초로 자체 수리 시스템 도입
메인보드의 CPU 소켓 접촉 핀을 복구할 수 있는 RMA 장비
메인보드의 CPU 소켓 교체용 RMA 장비
앞서 언급한 대로 제이씨현의 A/S가 논란에 휩싸인 것은 제품 수리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는데 그렇다면 접수된 제품들의 수리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해 관계자들에게 질문하였다.
제이씨현 고객센터의 구정호 과장은 '제이씨현은 지난 2004년에 국내 업계 최초로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를 자체 수리할 수 있는 RMA 장비를 도입하였는데 이를 통해 메인보드 칩셋과 CPU 소켓 같은 주요 부분도 교체 가능하며, 특히 손상된 CPU 소켓 핀을 복구하는 방식의 수리도 가능하다'고 답변하여 제이씨현이 보유하고 있는 장비 수준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었다.
제품 수리를 위해 회사 및 종류 별로 다양한 부품들을 보유하고 있는 제이씨현 고객센터
이어서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제이씨현 본사 고객센터의 2층에 마련된 각종 RMA 장비들을 살펴볼 수 있었으며, 소비자피해보상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판매한 제품의 수리 부품들을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제이씨현 고객센터의 조유길 부장은 '기가바이트 본사에 우리 직원을 파견하여 정비 기술을 습득시켰으며, 그때의 직원이 현재까지도 제이씨현에서 엔지니어로서 A/S 업무에 임하고 있다'고 하였는데, 이를 통해 제이씨현이 장비 외에 기술력 면에서도 A/S에 대비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다양한 고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규모와 시스템 완비
메인보드 및 그래픽카드 같은 PC 컴포넌트를 주로 공급하고 있는 국내 유통사들은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높은 주요 기업의 경우에도 대부분 전체 직원이 20~30명의 소규모로 구성되며, 그에 따라 주로 서울에 본사 하나만을 두고 기업을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고객센터에 배정할 수 있는 인원이 많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제품 판매량이 높은 유통사의 경우 고객센터에 방문자나 상담 전화가 몰리게 되면 A/S 관련 업무의 처리 과정이 지연되어 고객들을 실망시킬 수 있다.
A/S 과정의 효율을 위해 분야 별로 인원 배치가 이루어진 제이씨현 고객센터
한편 제이씨현은 본사 고객센터에만 상담, 서비스, 리페어 파트에 총 32명(물류 파트 직원 제외)이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사들에 비해 인원에 여유가 있어서 A/S 접수자가 많은 경우에도 효율적인 대처가 가능하다.
특히 단순히 인원만 많을 뿐 아니라 업무에 따라 팀을 구분하여 운영되기 때문에 담당자는 자신이 맡은 업무에 충실할 수 있으므로 보다 신속하고 전문적으로 고객을 위한 A/S를 제공할 수 있다.
조유길 부장은 '고객센터의 담당 직원 수는 판매하는 제품 종류와 수량에 따라 능동적으로 변화된다'고 하여 제이씨현의 사업 규모에 따라 고객센터에도 그에 걸맞는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뜻을 비쳤다.
본사 외에 부산, 대구, 대전, 광주에도 고객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제이씨현
또한 제이씨현은 본사가 위치한 서울 외에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4개의 광역시에도 고객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그에 따라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 거주하는 고객이라도 택배를 통한 A/S 대신 고객센터에 내방하여 A/S를 받을 수 있다. 이와 같이 제이씨현은 PC관련 업체중 가장 많은도시에서 고객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구정호 과장은 '지방의 고객센터에도 수리용 부품 재고가 일정 수량 준비되어 있으므로 단순한 제품 교환 뿐 아니라 본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수리하는 방식의 A/S도 가능하다'고 하였는데, 이를 통해 지방의 고객센터들에도 일정 규모의 인력과 물자가 투입되어 있다는 점을 유추할 수 있다.
지속적인 투자와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유지되는 제이씨현의 A/S
제이씨현과 고객센터의 가장 큰 특징은 체계화된 일정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운영된다는 점이었다. 웬만한 수입원
규모를 능가하는 제이씨현 고객센터와 같은 규모에서는 어쩌면 필수적인 것인지도 모른다. 이러한 시스템은 개인의 능력에 좌우되지 않고 품질과 능률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아주 단순한 업무가 여러사람을 거쳐감으로 인해 능률이 떨어지는 상충적 결과도 낳을 수 있다.
최근 제이씨현의 택배 A/S는 사용자들 사이에서 좋지 못한 평가를 받는것이 사실이다
요즘 제이씨현의 A/S에 대한 의견을 인터넷으로 검색하다 보면 고객센터 방문 A/S에 대해서는 대부분 괜찮은 평가를 내리고 있지만 택배 A/S에서 함흥차사(咸興差使)를
연상케 하는 부정적인 평가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제이씨현 관계자들 역시 택배 A/S의 문제점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는데, A/S 과정에서 여러 인원이 자기가 맡은 분야의 임무만 수행하는 시스템으로 인해 중간에 사소한 실수라도 발생하면 이를 수정하기 위해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점이 문제인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개선 없이는 지난 과거의 흑역사가 현재에 다시 재현되지 말라는 법이 없는만큼, 지금까지
노력하였던 것 만큼의 시스템개선과 업무효율 개선등에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문제는 관점의 변화만으로도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제이씨현은 PC 컴포넌트 유통사의 역사에서 전설로 꼽히는 기업이다. 84년 조촐한 한칸짜리 PC조립가게에서부터
출발해 터미널상가 시절을 거쳐 수백명의 직원과 코스닥 상장, 엘림넷을 비롯한 여러 계열사를 거느린 PC 유통사의 산 증인이며, 현재까지도
창업주가 적극적으로 사업활동을 하는 몇 안되는 기업이다.
가장 좋은 A/S를 제공하는 회사는 망하지 않는 회사라는 어느 독지가의 우스갯소리가 떠오른다. 기업의 사이클이
상대적으로 짧은 PC유통시장에서 오랜 시간동안 왕성한 사업활동을 멈추지않는 제이씨현의 A/S가 이러한 말에 해당될지 생각해보지만, 상대적으로
제이씨현 A/S의 대 소비자평가는 취급하는 제품의 품질에 대한 평가와 달리 저평가되어온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는 소비자의 무리한 요구로 인해 억울해할 부분이 없다고 할 순 없으며, 웬만한 유통사급 인력규모를 갖추고
, RMA가 아닌 직접 수리할 수 있는 기술력과 인재를 양성하며 필요한 장비를 갖추는데 인색하지 않음에도 그러한 부분들이 소비자에게 어필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혹시나 기본을 놓치고 있는것은 아닌지 한번 되짚어보아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투자하며 체계화시켜 쌓아온 것들이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아 보인다. 현재의
PC유통사중에서 그러한 투자를 하는 곳 자체를 찾아보기가 더욱 더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니까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