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간으로 지난 7일, AMD가 예고한 바와 같이 GDC(Game Developers Conference)와 때를 같이해 캡사이신(Capsaicin)이라 알려진 프레스 이벤트를 통해 라데온 그래픽을 중심으로한 최신 기술 및 가상현실 시장에 대한 AMD의 전략 발표를 예고했다.
그리고 오늘, 예고한 바와 같이 AMD의 캡사이신 행사가 있었는데, 이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는지 정리해 보았다.
연기를 거듭한 제미니, 라데온 프로 듀오의 이름으로 등장
이번 캡사이신에서 발표된 내용은 다양하지만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그 중심에는 'VR'이 있으며, 이를 위해 AMD는 그동안 연기를 거듭하던 프로젝트 제미니(Gemini)를 '라데온 프로 듀오(Radeon Pro Duo)'라는 이름으로 공식 발표하고, 여기에 APU 기반의 자체 VR 디바이스인 Sulon Q, 라데온 VR Ready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우선, 게이머들이 기다려온 듀얼 Fiji GPU 기반 그래픽 카드가 라데온 프로 듀오라는 이름으로 공식 발표되었다. 별도의 뉴스로 전해드린 내용과 겹치기는 하지만, 2015년 6월 Fiji 시리즈 발표 때 함께 공개된 후 가을 출시 설이 나왔음에도 연기를 계속하다 결국 약 9개월 만에 공식 제품이 발표되었다.
일부에서 공랭 쿨러를 탑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으나, '히드라(라데온 R9 295X2)'에서 수랭 쿨러를 탑재한 것 같이 AMD의 플래그십 듀얼 GPU 라인업을 잇는 제품인 만큼 쿨러 마스터와의 협업을 통해 수랭 쿨러를 탑재해 등장했다.
보조전원 커넥터는 지난해 공개된 프로토타입(?)이 듀얼 8핀 구성이었던 것과 달리 트리플 8핀 구성인 것이 확인되었는데, 라데온 프로 듀오의 정확한 스펙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수랭 쿨러 도입과 향상된 전력 공급 스펙(최대 525W)을 감안했을 때 히드라와 같이 오버클럭된 Fiji GPU가 탑재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라데온 프로 듀오의 공식 가격은 1499달러로, 라데온 R9 퓨리 X(599달러)를 두 개 사고 거기에 300달러 더 비싼 가격인데, 그만큼의 가치가 있을지는 2분기 중 출시 예정인 제품에 대한 테스트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VR시장의 다크호스? APU 품은 VR/ AR 헤드셋 Sulon Q
라데온 프로 듀오와 함께 VR과 연관되어 깜짝 공개된 정보는 가상 현실(VR)과 증강 현실(AR)을 모두 아우르는 Sulon Q이다.
해당 모델은 TDP 35W 스펙의 AMD 카리조 기반 FX-8800P APU(4CPU Core / 8GPU Core)와 8GB DDR3 메모리, 256GB SSD, 시야각 110도의 2560x1440(@90Hz) OLED 디스플레이, 3D 오디오 기술과 듀얼 노이즈 감소 기슬이 적용된 마이크를 지원한다.
로우레벨 그래픽 API인 DirectX 12와 벌칸을, 소프트웨어는 AMD 리퀴드VR 기술 기반의 공간 컴퓨팅 지원을 위한 윈도우 10 프로젝트 드래곤을 지원하며, 802.11ac 및 블루투스 4.1, 2개의 USB 3.0 및 마이크로 HDMI 출력을 지원한다.
스펙을 보면 알겠지만 VR HMD가 그 자체로 하나의 PC 역할을 하는 것으로, 고성능 PC와 같은 영상 입력 디바이스가 필요한 오큘러스 리프트나 HTC Vive와 달리 그 자체로 VR을 즐길 수 있으며, Wi-Fi / 블루투스로 키보드와 마우스등 윈도우 호환 컨트롤러 연동도 가능하다.
스펙외에 추가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VR과 함께 AR 지원을 표방하는 점을 감안했을 때 전면과 양 측면의 구형 렌즈는 외부 정보 수신을 위한 카메라로, 'wear and play'를 내세우는 제품 특성상 배터리 팩 내장 및 외부 연결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지만 관련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무선 디스플레이 기능을 이용해 고성능 PC에서의 VR 컨텐츠 스트리밍 지원이 가능하다면, 가격에 따라서는 HTC Vive나 오큘러스 리프트를 제치고 PC VR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가격과 출시 일정 또한 미공개
당신의 시스템은 VR을 위해 충분한가? 라데온 VR 레디 프로그램
캡사이신 행사에서 AMD가 공개한 또 다른 정보는 일반 사용자들과 관련이 있다면 있고 없다면 없는 이야기인데, VR 경험을 위한 시스템 가이드 성격의 라데온 VR 레디 프리미엄(Radeon VR Ready Premium)으로 각 VR 하드웨어 사용을 위한 AMD 하드웨어 가이드를 제시한다.
개발자들을 위해서는 라데온 VR 레디 크리에이이터를 제시하고 있는데, 관련 내용은 AMD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생생한 VR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약 1년 전 발표된 AMD의 리퀴드VR 및 DX12의 비동기 컴퓨트(ASYNCHRONOUS COMPUTE) 기능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AMD 리퀴드VR은 AMD 하드웨어를 통한 VR 콘텐츠 개발, 성능 개선을 통한 VR 애플리케이션 환경 개선, VR 헤드셋의 플러그앤플레이(plug-and-play) 호환성 개선 등을 중심으로 하며, 세부 내용은 지난 보드나라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AMD 폴라리스는 HBM2가 아니다? 차기 GPU 로드맵 공개
캡사이신 이벤트에서는 VR 관련 내용외에도 많은 게이머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차기 GPU 로드맵 정보도 공개되었는데, 이에 따르면 AMD는 2017년과 2018년초에 Vega 아키텍처와 Navi 아키텍처 기반의 새로운 GPU를 런칭할 계획이 확인되었다.
지금까지 폴라리스 아키텍처 GPU에 2세대 HBM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는데, 새롭게 공개된 로드맵에는 Vega 아키텍처에 2세대 HBM이 탑재될 것으로 나타나 폴라리스 적용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이는 최근 NVIDIA의 파스칼 기반 지포스 GTX 1080(가칭)에 2세대 HBM 대신 GDDR5X 메모리가 사용될 것이라는 루머와 일맥 상통하는 것으로 판단되는데, 사실이라면 아직 2세대 HBM의 공급량이 그래픽 카드 양산을 위한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참고로, 외신들에 따르면 2017년 초 출시가 예정된 Vega 10은 AMD의 그린랜드 GPU의 플래그십 모델 코드네임으로, 이러한 내용과 폴라리스와 베가의 출시 시점이 가까운 점을 감안하면, 현재 라데온 300 시리즈에 대응하는 폴라리스 아키텍처 기반의 라데온 400 시리즈는 GDDR5/ GDDR5X 메모리를, 라데온 R9 퓨리 시리즈에 대응하는 라데온 R9 Vega 시리즈(가칭)는 3분기 양산 예정인 SK하이닉스의 2세대 HBM를 탑재해 나올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한편, 2018년 초에 등장할 것으로 공개된 'Navi' 아키텍처 기반 모델은 차세대 메모리 기술을 탑재할 것으로 이야기되었지만, 현 시점에서 2세대 HBM과 GDDR5X외에 차세대 그래픽 카드 관련 메모리 정보가 부족한 상황이다.
단지, 3D 메모리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스탠포드 대학의 스카이스크래이퍼 같은 유형의 아키텍처가 적용될 가능성도 짐작해볼 수 있으며, AMD는 2014년 출시된 씨프에 지원된 트루오디오 기술의 다음 버전을 준비 중인 것이 확인되었는데, 앞서 공개된 Sulon Q에 적용된 3D 공간감 오디오 기술인 AstoundSound 기술과 연관성을 조심스럽게 예측해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