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7일 엔비디아는 신규 엔트리 그래픽카드 지포스 GT 1030을 출시하였다. 지포스 GT 730 이후 거의 3년만에 선보여진
엔비디아의 엔트리 그래픽카드인데 파스칼(Pascal) GPU와 GDDR5 메모리가 탑재 된 점을 생각하면 기존 제품들보다 월등한 성능을 낼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이엠텍아이엔씨(이하 이엠텍)를 통해 국내 시장에 출시 된 XENON 지포스 GT1030 HDMI 2.0 D5 2GB (이하 제논
GT1030 HDMI)의 이모저모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간결한 구성의 그래픽카드 PCB
엔트리 그래픽카드답게 제논 GT1030 HDMI는 PCB 구성이 화려하지 않고 필요한 것만 갖춘 구성이다. 다만 엔트리 그래픽카드에 주로
채택 되는 LP (Low Profile) 폼팩터가 아니라서 소형 PC용으는 적합하지 않다.
그리고 PCB 중 일부는 비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엔비디아의 레퍼런스 지포스 GT 1030처럼 LP 폼팩터로 설계 되었다면 조금 더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픽 출력부 인터페이스는 레퍼런스 지포스 GT 1030과 동일하게 HDMI (v2.0) 포트와 DVI-D (싱글 링크) 포트 2개로 구성
된다. 최대해상도는 HDMI 포트로 4096x2160 (4K, UHD), DVI-D 포트로 1920x1200을 지원하므로 고해상도가 필요하다면
HDMI 포트를 사용해야 한다.
GPU 쿨러는 50mm 쿨링팬과 알루미늄 방열판으로 구성 된다. 엔트리 그래픽카드의 GPU는 발열량이 높지 않은 편이므로 쿨러 역시 간소한
구조인데 크기는 LP 폼팩터 수준이다.
엔비디아 파스칼 GPU 탑재, PCIe 3.0 x4 지원
지포스 GT 1030에는 파스칼 아키텍처 기반 GPU (GP108-300-A1)가 탑재 되었다. 16nm FinFET 공정의 파스칼
아키텍처는 기존의 지포스 GT 730에 도입 된 28nm 공정의 케플러(Kepler) 아키텍처보다 성능과 발열 면에서 훨씬 우위를 보인다.
기존의 지포스 GTX 1000 시리즈처럼 다이렉트X 12를 지원하며, 특히 HEVC (H.265, 고효율 비디오 코딩) 디코딩을 지원하므로 관련 코덱으로
압축 된 동영상을 CPU 성능과 상관 없이 원활하게 재생하는 것이 가능하다.
따라서 멀티미디어 성능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에게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한편 지포스 GT 1030은 PCIe (PCI-Express) x16 슬롯 디자인으로 설계 되었지만 실제로는 x4 레인(Lane)으로
작동한다. 즉 x16 레인의 1/4이며 PCIe 3.0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므로 총 대역폭은 8GB/s이다.
기존에 지포스 GT 730 제품들은 PCIe 2.0 인터페이스로 x8 레인(8GB/s)이 적용 되었는데 따라서 지포스 GT 1030은 이전
세대 엔트리 그래픽카드들과 총 대역폭은 동일한 셈이다. 물론 이엠텍 제논 GT1030 HDMI 역시 같은 사양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왠지 불만족스러울 수 있는 부분인데 상대적으로 GPU의 처리량이 적은 엔트리 그래픽카드는 PCIe 3.0 x16 슬롯의
대역폭을 모두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보통이어서 이런 설계가 적용 된 것으로 보인다.
이엠텍 제논 GT1030 HDMI의 성능은?
이엠텍 제논 GT1030 HDMI의 기본적인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우선 3DMark 벤치마크로 테스트 해보았다. 비교 대상은 두 세대 전의
메인스트림 그래픽카드 지포스 GTX 750 Ti (레퍼런스)와 내장 그래픽인 인텔 HD 그래픽스 630 (코어 i7-7700K)이다.
테스트 결과 가장 높은 성능을 낸 것은 지포스 GTX 750 Ti였다. 비록 2세대 이전의 아키텍처와 제조공정이 적용 되었지만 지포스 GT
1030보다 쿠다(CUDA) 코어 개수가 67% 많고 메모리 인터페이스는 2배 차이 나므로 예견 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인텔 HD 그래픽스와의 격차는 현격한 수준이다. 다이렉트X 11 환경에서 약 3배, 다이렉트X 12 환경에서는 1.7배 가까이 차이
나므로 내장 그래픽이 엔트리 그래픽카드를 따라잡았다는 생각을 불식 시킨다.
보통 엔트리 그래픽카드 사용자들은 게임 성능을 최우선 순위에 두지 않겠지만 요즘은 내장 그래픽으로도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많으므로 실제
게임 성능을 비교해보았다. 선정한 게임은 블리자드의 오버워치이며 그래픽 옵션을 '높음' (해상도 1920x1080)으로 설정하고 AI와 6:6
대전하는 상황에서 FPS (초당 프레임)를 측정하였다.
의외로 이엠텍 제논 GT1030 HDMI는 무난한 성능을 보였다. 여러 캐릭터가 뒤엉켜서 난전을 벌이는 상황에서도 평균 47 FPS를 기록한 것이다.
오버워치는 60 FPS 이상일 때 가장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므로 옵션을 어느 정도 조절하면 더욱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해진다.
물론 인텔 HD 그래픽스 630과의 격차는 게임에서도 컸다. HD 그래픽스 630은 실제 게임 중에 화면이 너무 끊겨서 가만히 있는 캐릭터만 간신히 맞출 수 있는 정도였다.
동영상 하드웨어 가속 성능 비교
근래 들어 4K 해상도(3840x2160, 4096x2160) 동영상 콘텐츠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서 이를 쾌적하게 재생하기 위한 성능도 엔트리
그래픽카드의 중요한 요소이다.
DXVA 체커(Checker) 유틸리티로 살펴보면 이엠텍 제논 GT1030 HDMI는 4K 동영상에 자주 사용 되는 HEVC의 디코딩을 10비트, 8K (7680×4320) 해상도까지 지원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엠텍 제논 GT1030 HDMI: HEVC 10비트 가속 O
지포스 GTX 750 Ti: HEVC 10비트 가속 X
직접 HEVC 10비트로 코딩 된 4K 동영상을 팟플레이어로 재생해보았다. 이엠텍 제논 GT1030 HDMI는 하드웨어(GPU) 가속이
가능하여 CPU 점유율이 5% 내외에 불과했지만 지포스 GTX 750 Ti는 하드웨어 가속을 활성화하지 못해 구간에 따라 CPU 점유율이
30~60%까지 치솟아 차이를 보였다.
인텔 HD 그래픽스 630도 HEVC 10비트 디코딩을 지원하기 때문에 오히려 지포스 GTX 750 Ti 없이 4K 동영상을 재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소비전력과 쿨링 성능 비교
윈도우10 부팅 직후 소비전력
엔트리 그래픽카드는 적정한 그래픽 성능을 제공하면서 전력소비량은 낮은 것이 특징이므로 소비전력 측정기로 각 제품들을 비교해보았다.
윈도우10 부팅 직후 GPU 사용량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이엠텍 제논 GT1030 HDMI는 37W 내외를 기록하였다. 내장 그래픽인 인텔
HD 그래픽스 630보다는 5W 높고 지포스 GTX 750 Ti보다는 3W 낮은 수준이다.
3DMark 파이어 스트라이크 스트레스 테스트 실행 시 소비전력
3DMark 파이어 스트라이크 스트레스 테스트로 GPU 점유율을 100%로 끌어올린 상태에서도 순위는 동일하다. 인텔 HD 그래픽스
630의 전력소비량이 제일 낮고 그 다음은 이엠텍 제논 GT1030 HDMI, 마지막은 지포스 GTX 750 Ti이다.
그래픽 성능 만큼 전력소비량이 많다고 볼 수 있는데 게임 플레이 시 지포스 GTX 750 Ti는 이엠텍 제논 GT1030 HDMI에 비해
23% 정도 높은 성능이지만 전력소비량은 47% 가량 많기 때문에 전반적인 효율성 면에서는 불리하다.
그래픽카드의 쿨러 성능도 비교해보았다. (인텔 HD 그래픽스 630은 CPU 발열과 중첩 되므로 제외)
GPU 사용률이 낮은 때는 지포스 GTX 750 Ti가 5°C 낮게 측정 되었고 GPU 사용률이 100%인 때는 이엠텍 제논 GT1030
HDMI가 2°C 낮게 측정 되었다.
보통 이전 세대보다 미세공정이 도입 된 최신 GPU들의 발열량이 적은 편이지만 이엠텍 제논 GT1030 HDMI의 쿨러는 방열판과 팬이 더
작기 때문에 비슷한 수준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
파스칼 GPU 기반의 실속형 엔트리 그래픽카드
엔비디아가 지포스 GT 1030을 발표하면서 몇 년 동안 AMD와 인텔의 프로세서 내장 그래픽에 맥을 못 추던 엔트리 그래픽카드 라인업에
다시 활력이 돌아왔다.
이엠텍 제논 GT1030 HDMI를 통해 살펴보았듯이 옵션 조절만 어느 정도 거치면 오버워치 정도는 무난하게 실행 가능하고 이전 세대
그래픽카드들이 지원 못하는 4K 동영상의 HEVC 디코딩도 지원한다. 따라서 내장 그래픽보다 높은 성능을 10만 원 미만의 가격으로 얻고 싶은
소비자들에게 적합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이엠텍 제논 GT1030 HDMI는 LP 폼팩터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미 국내 시장에도 LP 제품들이 많이 출시
되었기 때문에 그 아쉬움이 크게 느껴질 수 있는데 소비자들은 구매 시 그래픽카드 규격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