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3월 초, 침체되어 있던 PC 시장에 일대 활력을 불어넣어준 AMD 라이젠의
2세대 모델이 2018년 4월 출시된다.
라이젠 출시 초기에는 메모리 호환성, 윈도우 전력 관리 연관 성능, 코어 파킹 등 다양한 이슈가
있었지만, 바이오스와 칩셋 드라이버 업데이트, 프로그램 개발사들의 대응 패치 공개로 대부분 해소되었고, 지금은 인텔의 최신
플랫폼과 비교해서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2011년 FX 시리즈 이후 6년만에 '근본부터 새롭게 디자인'해 등장한 플랫폼의
성공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기 때문일까?
AMD 라이젠 대응 메인보드에는 암흑기의 자취가 남아있다.
CPU와 메인보드 호환 신경써야 했던 AMD FX 시리즈
AMD가 PC 시장에서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던 때, 메인보드 제조사들에게 AMD
플랫폼 대응 메인보드를 출시하는 것은 일종의 모험이었다. 특히 전 모델 100W 미만의 TDP를 구현한 인텔과 달리 AMD
FX 시리즈는 32nm 공정 한계로 TDP 125W 모델이 흔했던데다, 구 모델 호환을 위해 140W까지 지원해야 했으므로
전원부 설계에 더욱 신경을 써야 했다.
하지만 140W 모델이 그렇게 많았던 것도 아닌데다, 성공을 확신하기 어려운 메인보드에
그 '일부' 모델을 위해 그만큼 투자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때문에 일부 메인보드에서는 TDP 140W CPU를
지원하지 않았는데, 어떤 보드를 선택하든 호환 CPU 사용에 문제가 없던 인텔과 비교되어 AMD 플랫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더하는데 한 몫했다.
2013년 출시된 FX CPU의 마지막 모델인 FX-9570과 FX-9370이
TDP 220W로 나오면서 사용 가능한 메인보드를 찾기가 손에 꼽을 정도였고, 사용자가 많지 않았기 때문인지, 극소수의
경우였기 때문인지 특별히 이슈화되지 않았지만, 이들 메인보드도 이정도 TDP의 CPU가 실제 출시될지 몰랐기 때문인지
안정성을 지적하는 소리도 있었다.
라이젠으로 기사회생 AMD, 암흑기의 흔적이 남은 메인보드
FX CPU의 암흑기를 지나 광명을 비춘 AMD지만 출시 초기에는 성공을 확신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을까? AMD 라이젠 대응 인트리급 칩셋인 A320 기반 메인보드 중 2종이 라이젠 CPU의 TDP를 따지고 있다.
A320 칩셋 메인보드가 가격을 중시한 엔트리급 제품인 만큼 TDP 95W인 고성능 모델
라이젠 7 1800X/ 1700X/ 1600X 사용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하에 설계된 것이겠지만, 정상 동작을
기대하고 구매한 소비자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불편함을 안겨주는 내용이다.
극히 일부의 경우지만 결과적으로 라이젠 메인보드는 CPU를 가린다는, FX CPU 시절의
플랫폼 관련 부정적 인식이 라이젠으로 이어질 꼬투리로 남았다.
2018년 4월, 2세대 라이젠 출격 준비 중
AMD는 CES 2018서 2세대 라이젠의 출시 시점을 당초 예상되었던 3월보다 조금
늦은 4월로 공식화했다.
2세대 라이젠은 14nm 기반에서 12nm 기반으로 공정을 개선하고 기술을 업그레이드해
1세대 라이젠에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며, 새로운 400 시리즈 보드는 PCIe 3.0 지원에 소비전력 개선이
예고되었다.
게다가 2세대 플랫폼과 1세대 플랫폼의 상호 호환도 공식화 되었는데, 1세대
라이젠의 성공과 최근 불거진 대형 보안 이슈로 PC 사용자들이 2세대 라이젠에 거는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에서,
AMD는 1세대 라이젠 CPU의 가격 인하를 발표하며 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모 네티즌의 말을 빌리자면 '물들어와 노 젓다 부족해 모터 돌리는' 형국이다.
2세대 라이젠의 출시 시점이 4월로 확정 발표됨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자연히 2세대
라이젠과 400 시리즈 칩셋 메인보드로 옮겨가면서 자연히 1세대 라이젠과 300 시리즈 메인보드에서는 멀어질 것이다. 또한
일부 A320 보드의 TDP 95W 라이젠 CPU 미지원 사실도 메인보드 제조사의 '전략' 중 하나로 자연스레 잊혀질 수
있다.
하지만 브랜드의 가치는 이러한 사소하다면 사소하지만 손톱 밑 가시처럼 신경을 안 쓸 수
없는 이슈를 최소화하는데 데서부터 시작되는 만큼, AMD가 2세대 라이젠 생태계를 보다 꼼꼼하게 관리해 완성도를 높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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