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게임 업체들의 "전면 무료화" 선언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오픈 베타테스트 진행 후 유료화에 돌입할 때면 업체들마다 "전면 무료화 선언, 게임 무료로 마음껏 즐기십시오"라며 유저들을 유혹하고 있다.
'전면(全面)'이란 말 그대로 모든 면이다. '무료(無料)'란 말 그대로 값을 받지 않거나 값을 치르지 않는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둘을 합친 전면 무료란 모든 면에서 값을 받지 않겠다는 의미인 셈.
하지만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게임 업체들의 전면 무료화 게임들은 사실상 특정 게임 아이템을 판매하는 부분 유료화로 볼 수 있어 게이머들을 우롱하는 행위가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NHN은 지난 해 12월 아크로드 포유 캠페인을 통해 아크로드 전면 무료화를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1월 은근슬쩍 칸트라 상점을 오픈, 아이템 판매를 시작했다.
또 게임하이에서 개발한 '데카론' 역시 지난 해 말 '전면 무료화'를 선언했지만 얼마전 게임 내 아이템을 추가하면서 슬그머니 아이템 판매를 시작했다.
이외에도 '프리스톤테일' '천상비' '메틴' '크로노스' 등이 일제히 '전면 무료화'를 선언하고 게임 아이템을 판매하고 있어 '전면 무료화'는 곧 '부분 유료화'를 의미하는 것이 현실이다.
다시 말하면 게임은 무료로 즐길 수 있지만 보다 재미있고 나은 게임 플레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요금을 지불하고 아이템을 구입해야만 하는 구조인 셈이다.
넥슨의 인기 레이싱게임 카트라이더를 즐긴다는 한 유저는 "비록 게임을 즐기는 것은 무료이지만 다른 게이머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더 좋은 카트를 사야 하고, 내 카트를 예쁘게 꾸미려면 최소한 풍선이라도 하나 달아놓아야 하기 때문에 요금을 지불하고 아이템들을 살 수 밖에 없다"라고 하소연했다.
이와 관련해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요즘 같은 온라인게임 환경에서 월정액제라는 것은 정말 위험한 도박이다"라며 "업체들도 매출을 올려야 하기 때문에 게임은 무료로 제공하면서 아이템을 판매하는 방식을 선택하게 된다"라며 어쩔 수 없는 환경을 탓하기도 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해 업계에서도 아이템을 판매하는 온라인게임의 경우 '전면 무료화'라고 이야기 할 것이 아니라 부분 유료화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으로 게임업체들이 유저들을 현혹하는 듯한 전면 무료화라는 단어 대신 당당하게 부분 유료화라는 단어를 앞으로 내놓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백현숙 기자 coreawoman@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