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급형 시장의 경쟁을 위한 AMD의 전략, 라노 APU
2006년 10월 25일 AMD가 ATI를 합병하며 처음 제시한 CPU와 GPU의 통합 프로세서인 퓨전은 지난 햇수로 5년 만인 지난 2011년 2월 저전력 플랫폼 브라조스로 첫 모습을 드러냈으며, 5개월 후에는 애슬론II 시리즈를 대체할 메인스트림급 APU인 코드네임 라노(Llano)가 출시되었다.
당시 라노는 페넘II CPU 아키텍처에 기반한 CPU와, 메인스트림급 GPU인 라데온 HD 5600시리즈에 사용된 RedWood GPU 코어에 기반한 Sumo GPU 코어를 통합하고도 TDP는 기존 페넘II나 애슬론II의 최대 140W/ 125W 수준이던 최대 TDP를 100W/ 65W 수준으로 잡으면서, 고성능을 필요로 하지 않는 메인스트림 시장을 공략했다.
라노는 인텔과 비교해 CPU 절대 성능과 전력 소비면에서 불리했지만, 부족한 CPU 성능을 경쟁 플랫폼보다 높은 내장 GPU의 성능 및 가격경쟁력으로 보완해 균형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메인스트림급 CPU의 통합 그래픽 성능 비교, 최하위 라노 모델도 경쟁 모델을 가볍게 따돌리고 있다
하지만, 라노 출시 당시 가격에 민감한 메인스트림 시장을 타겟으로 한 모델 답지 않게 10만원 중반에 가까운 가격의 상위 모델이 먼저 출시되었고, 기존과 다른 FM1 소켓의 라노를 지원하는 A75와 A55 칩셋 중 높은 가격의 A75 칩셋이 우선 출시되면서 메인보드 가격 역시 10만원 대가 주류를 이루면서 경쟁력 약화를 불러왔다.
이러한 라노의 초기 상황은 보다 높은 성능의 경쟁사 CPU와 메인보드를 합해 10만원 중반대에 구매할 수 있는 당시 상황에 치명적으로 작용했는데, 라노 플랫폼을 구성할 정도의 여유 자금을 투자한 경쟁사 플랫폼은 라노 플랫폼보다 CPU 성능과 그래픽 성능 모두 유리하게 구축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위 테스트 결과 중 A6-3500과 A8-3850의 경우 직접 테스트는 진행하지 못했으나 CPU와 내장 그래픽 코어 스펙상 A4-3400보다 높은 결과가 예상되며, 이들 2종의 그래픽 성능은 보드나라 기사를 참고하기 바란다.
가격인하와 보급형 모델 출시로 경쟁력 갖춘 라노 APU
가격 인하와 보급형 모델 출시로 메인스트림급에서 경쟁력이 높아진 AMD 라노 APU
최초 쿼드 코어를 출시하면서 가격 경쟁력이 부족했던 라노 플랫폼에 대해 AMD는, 이후 보다 합리적 가격의 듀얼 코어와 트리플 코어 모델 출시와 더불어 가격 인하를 지속해, CPU와 별도의 그래픽 카드가 거의 필수로 인식되고 있는 경쟁 플랫폼에 비해 가격적인 메리트를 제공하면서 메인스트림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최근 AMD 라노 지원 메인보드는 인텔 동급 라인업 메인보드와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또한, 초기에 10만원 대에 이르는 높은 가격을 형성하던 메인보드 역시 보다 합리적인 가격의 A55 칩셋 메인보드 출시와 가격 인하를 동반하면서, 경쟁사인 인텔의 보급형 라인업인 H61 칩셋 메인보드와 경쟁할 만한 가격으로 안정화되었다.
이에 따라 최근 라노는 별도의 그래픽 카드 구입이 당연시되는 경쟁사와 비교해 메인스트림 라인업으로 라노는 본격적인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고, 최근 AMD는 1세대 APU 라노를 잇는 2세대 APU 트리니티 (Trinity)를 통해 보급 및 메인스트림 시장을 보다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리니티 APU는 2세대 불도저인 파일드라이버 (Piledriver) 코어와 라데온 HD 7000 시리즈 내장 GPU를 바탕으로 CPU와 GPU 전반의 성능 개선, 그리고 전력 효율을 개선해 인텔 플랫폼과의 경쟁력 역시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기기 등장으로 축소된 보급형 PC 시장
AMD가 보급 및 메인스트림 PC 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소개한 APU는 이처럼 꾸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시장은 AMD가 원하는 방향으로만 작용하지 않고 있다.
포스트 PC로 대표되는 태블릿PC
바로 일부 PC 시장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모바일 기기의 등장 때문이다. 모바일 기기는 PC로 가능한 작업 즉, 인터넷이나 문서 작업 등의 비교적 가벼운 작업뿐만 아니라 PC보다 부족하지만 3D 게임이나 고해상도 영화 감상 등도 점차 가능해지고 있다.
물론 PC는 인코딩이나 렌더링, 포토샵 등과 같은 생산적인 측면이나 고성능을 필요로 하는 게임에서 여전히 유리한 것도 사실이지만 무거운 작업이 크게 필요치 않은 사용자들은 이동성과 휴대성을 겸비한 모바일 기기를 선택하는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다.
PC 시장의 성장은 정체, 포스트 PC는 꾸준하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
더군다나 데스크탑 PC의 성장세는 소폭의 상승에 그쳐 큰 변화없이 안정된 반면 모바일 기기가 포함된 포터블 PC 시장은 여전히 꾸준한 성장이 이루어져 PC가 가진 시장을 꾸준히 잠식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로 인해 모바일 기기와 PC는 중첩되는 시장이 등장했고 그 시장이 보급형 PC 시장이다. 이들의 경쟁은 성장세에 있는 모바일 기기에 무게가 실리고 있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보급형 PC 시장의 축소를 가져와 경기침체로 수요가 줄어든 보급형 PC 시장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AMD는 최근 경기침체로 인한 PC 수요뿐만 아니라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가격을 인하해 경쟁력을 높였지만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시장 트렌드를 바꾸어 놓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이며, 실제로 보급형 시장의 업그레이드 수요는 모바일 기기로 이동해 감소하는 추세다.
AMD, PC 시장 경쟁력 강화 위해 하이엔드 집중 필요
AMD는 라노 APU의 보급형 시장에서의 경쟁력 재고를 위해 가격인하를 적용했으며, 이를 잇는 차세대 트리니티 APU를 통해 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시장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의 포스트 PC로 상당부분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며, 라노 APU가 배치된 시장 역시 일정 부분 여기에 포함되고 있다.
보급형 PC는 이제 모바일 기기와도 경쟁해야 한다
이에 따라 AMD는 이전처럼 가격인하로 보급형 시장에서 인텔과 경쟁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모바일 기기와의 또다른 경쟁도 대비해야 한다. 과거처럼 단순하게 인텔과의 경쟁만으로 시장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아진 것이다.
모바일 기기의 확대가 가져온 보급형 PC 시장의 위기는 하루 이틀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사용자들은 PC로 가능한 인터넷이나 가벼운 작업 대부분이 모바일 기기로 대체가 가능해짐에 따라 보급형 PC를 선택하는 대신 태블릿PC 등과 같은 모바일 기기를 선택하고 그 수요도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위기의 보급형 PC 시장, 그 대안은 무엇?
보급형 PC 시장은 이처럼 모바일 기기의 등장에 따라 일정 부분의 시장이 잠식됨에 따라 경쟁력은 점점 약해지고 있으며, 이를 다시 회복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이는데, AMD 역시 보급형 PC 시장의 이와 같은 흐름에 맞춘 변화를 꾀하는 전략과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바로 중고급 시장을 겨냥한 전략이 필요해 보이며, 디아블로3나 블레이드 앤 소울 (Blade & Soul) 등과 같이 고성능이 필요한 게임은 PC 시장 그중에서도 고성능 PC 시장의 확대 및 수요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 이를 시사한다.
무엇보다 고성능 PC 시장은 모바일 기기가 아직까지 넘어서기 힘든 시장으로 여전히 이들과 차별화되는 경쟁력을 갖춘 시장으로, AMD는 현재 이 시장에 페넘II를 대체한 FX 시리즈 CPU를 배치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불도저 기반의 플래그십 FX 프로세서 조차 경쟁사와 비교해 성능과 발열 등 실 사용에 있어 전반적으로 뒤쳐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현실로, AMD는 4분기 출시 예정인 파일드라이버 기반 2세대 FX 프로세서를 보다 경쟁력 있는 모습으로 출시하는데 집중해 현 시장 상황을 해쳐나갈 수 있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