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갤럭시 시리즈 스마트폰의 차별화를 위해 일찍부터 웨어러블 시장에 뛰어들었다. 초기에는 구글 안드로이드 OS를 기반으로 만들기도
했고 갤럭시 스마트폰 전용 액세서리로 취급했지만, 웨어러블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기어(Gear) 제품군도 다른 안드로이드폰에서 사용 가능한
독자적인 웨어러블 제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지난 해 출시한 기어 S2 (Gear S2)와 기어 S2 클래식(Gear S2 Classic) 스마트워치 시장에 삼성전자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모델이라면 올해 6월 출시한 삼성 기어 핏2 (Gear Fit 2)는 스마트워치와는 구분된 피트니스(Fitness)와 아웃도어 스포츠
활동에 최적화된 액티비티 트래커에 해당한다.
디자인과 기능 강화된 2세대 액티비티 트래커
삼성전자 기어핏2는 스마트폰과 연동 기능에 중점을 둔 스마트워치와 달리 사용자의 신체 움직임을 측정하는데 초점을 맞춘 GPS 스포츠
밴드(GPS Sports Band)를 표방하고 있다. 스트랩 길이에 따라 스몰(Small)과 라지(Large) 모델로 나오는데 제품 박스 측면에
사이즈에 따른 손목 스트랩 길이를 표시하고 있어 박스에 자기 손목을 대보는 것으로도 맞는 사이즈 제품을 고를 수 있다. 제품 구성물은 기어핏2
본체와 충전 독(Charging Dock), 사용 설명서 등으로 심플하다.
(이미지 출처: 삼성전자)
기존 모델과 기어핏2의 스펙 변화를 살펴보면 화면은 작아졌지만 해상도는 더 올라갔고, 보다 빠른 1GHz 듀얼코어 프로세서와 512MB
RAM, 4GB 내부 스토리지, 삼성전자 타이젠(Tizen) 운영체제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난다. 여기에 GPS와 바로미터(Barometer)가
새로 추가되어 위치 정보 기록 및 높이(계단 올라가기) 측정도 가능해졌다. 또한 향상된 IP68 방수 기능과 내장 뮤직 플레이어 기능, 그리고
삼성 갤럭시 전용이 아닌 안드로이드 4.4 이상을 지원하는 다른 안드로이드폰에서도 쓸 수 있게 됐다. 제품 색상도 블랙 외에 블루, 핑크 모델이
추가됐다.
기어핏2의 1.5형(38.6mm) 커브드 Super AMOLED 디스플레이는 착용자의 손목에 착 감기도록 인체공학적 디자인으로 만들어졌으며
기존 모델에서 벗겨짐 문제가 있었던 크롬 테두리도 없애 더욱 깔끔해졌다. 스마트워치와 달리 카메라, 마이크, 스피커가 포함되지 않았고 조작
방법은 터치스크린과 우측면 전원/홈 버튼, 뒤로가기 버튼을 통해 이뤄진다.
비슷한 디자인으로 역시 커브드 AMOLED 디스플레이가 사용된 마이크로소프트 밴드2의 경우 화면 구성이 가로 방식으로 되어 있어
손목시계처럼 착용한 상태에서는 메시지를 제대로 확인하기 어려운데, 기어핏2는 세로 화면으로 기능 및 메뉴 사용이 쉽다.
기본 스트랩은 고무 재질에 핀 고정 방식이지만 전작과 달리 고정 핀 형태를 납작하게 만들고 애플워치 스포트나 미 밴드처럼 반대쪽 스트랩으로
넣어서 고정하는 방식으로 안정성을 높였다.
손목에 닿는 안쪽에는 심박 센서(HRM)와 배터리 충전 단자가 자리잡고 있다. 또한 기어 S2와 동일한 클립 방식으로 밴드 분리 및 교체가
가능하지만 사이즈가 달라 서로 호환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기어핏은 충전 어댑터 장착이 불편했지만 기어핏2의 충전 독은 마그네틱으로 기어핏2를 가까이 가져다면 쉽게 고정되고 잘 떨어지지
않는다. 또한 충전 독 양쪽으로 충전 핀이 배치되어 시계 방향에 상관없이 어느 쪽으로 올려놓아도 충전에 지장이 없다.
기어핏2 본체 무게는 스몰 사이즈가 28g, 라지 사이즈는 30g으로 알려졌는데 전용 충전 독을 사용해야 하므로 2~3일 이상 외부
출장이나 여행을 가려면 외장 배터리가 아니라 충전 독을 필수로 챙겨야 한다. 다만 본체와 충전 독을 함께 가지고 다녀도 무게는 70g 정도로 큰
부담은 없다.
갤럭시 외 다른 안드로이드폰에서도 사용 가능
기어핏2는 삼성 스마트폰에서만 사용 가능했던 기존 모델(기어핏)과 달리 안드로이드 4.4 이상에 RAM 1.5GB 이상을 갖춘 모든
스마트폰에서 블루투스 기기로 연결할 수 있다. 다만 스마트폰에 삼성 기어(Samsung Gear) 앱이 설치되어 있어야 하는데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은 사전 설치되어 있거나 갤럭시 앱스(Galaxy Apps)에서 다운로드 가능하며, 다른 기기들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받으면 된다.
스마트폰에 삼성 기어 앱을 설치하면 추가 소프트웨어 다운로드 후 위치 정보와 진단정보 제공에 대한 약관 확인, 스마트폰에 설치된 주요 앱들에
대한 알림 수신 여부 등을 선택한다.
스마트폰 연결과 앱 설치가 완료되면 기어핏2를 사용할 수 있는데 간단한 튜토리얼을 통해 터치스크린과 홈 버튼, 뒤로가기 버튼을 이용한
기어핏2 동작 방법을 알려준다. 직관적이고 다른 스마트워치나 웨어러블 기기와 큰 차이가 없어 금방 익숙해졌다.
기어핏2의 기본 동작은 좌우 스크롤을 이용하며 홈 화면에서 왼쪽으로 이동하면 알림 센터, 오른쪽으로는 칼로리 소모, 수동 운동 모드, 걸음
수, 오른 층 수, 심박 수 등이 표시되고, 물이나 카페인 섭취, 경쟁 모드(투게더) 모드 추가도 가능하다. 시계 화면(워치 페이스)를 누르고
있으면 시계 화면 교체를 할 수 있고, 상단 퀵 메뉴에서는 연결 상태와 화면 밝기, 방해금지 모드, 뮤직 플레이어 빠른 실행을 지원한다. 우측
홈 버튼을 누르면 주요 기능과 함께 기기 설정, 내 폰 찾기, 타이머, 스톱 워치 기능도 쓸 수 있다.
스마트폰과 기어핏2의 연결 및 기능 관리는 삼성 기어 앱을 통해 이뤄진다. 기어핏2가 연결되면 시계화면 꾸미기, 알림 설정, 앱 편집,
기어핏2에 음악 파일 전송, 설정, 내 기어 찾기와 같은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기어핏2 배터리 확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그리고 갤럭시
앱스에 연결해 추가 시계화면과 기어 앱 다운로드 및 설치도 스마트폰에서 지원된다.
자동으로 운동 관리, 수동으로 자세한 정보 제공
삼성 기어핏2가 일반 스마트워치나 액티비티 트래커와 다른 점은 자동 운동 모드가 상당히 편리하다는 것이다. 11분 이상 걷고 있으면 건강한
걸음이라고 격려 메시지를 출력하고 일일 운동 목표를 달성하면 이를 알려주므로 따로 운동 목표를 세우지 않아도 일상생활 활동 내용을 운동량으로
확인 가능하다. 또한 장시간 움직이지 않으면 이를 알려주는 기능도 들어갔다.
기어핏2는 15가지 활동(동작)을 기록할 수 있는데, 수동 운동 모드는 달리기, 걷기, 하이킹, 자전거 타기, 스텝 머신, 실내 운동용
자전거, 일립티컬, 러닝머신, 런지, 크런치, 스쿼트, 필라테스, 요가, 로잉머신, 기타 운동 등으로 목표 시간과 인터벌 가이드, 실외 활동일
경우 위치정보 기록 등을 조절 할 수 있다. 운동을 끝내면 목표 달성치와 시간, 거리, 칼로리 소모, 심박 수 측정, 이동 거리(위치)를
스마트폰 없이도 기어핏2에서 모두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센서를 조합해 사용자의 활동을 자동으로 파악하는 자동 운동 인식 기능도 지원한다. 걷기와 달리기 뿐만 아니라
자전거, 로잉머신 등의 기구를 이용한 운동도 자동으로 운동 종목을 인식해 결과를 기록한다.
기어핏2는 기존 모델보다 한단계 향상된 IP68 등급 방수방진 기능도 갖췄다. IP68 규격은 수심 1.5m 깊이에서 약 1시간 동안 버틸
수 있다는 뜻으로 갤럭시 S7 시리즈에 적용된 방수 등급과 동일하다. 야외 활동 중에 비가 올 때나 땀이 나서 손을 씻을 때 기어핏2를 풀지
않아도 된다. 다만 샤워기처럼 수압이 지나치게 높거나 외부 충격을 받아 틈이 벌어지면 방수가 되지 않을 수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가어핏2는 스마트폰으로 걸려오는 전화나 문자, 이메일, 각종 알림 기능을 수신할 수 있지만 전화 기능이나 스피커가 내장되지 않아 직접
전화를 받을 수 없다. 대신 전화 통화가 가능한 블루투스 헤드셋이 연결되어 있다면 이를 이용해 전화를 받을 수 있고, 전화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미리 작성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운동을 하면서 음악을 듣는데 기어핏2는 스마트폰에 연결되는 리모콘 역할 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 뮤직 플레이어 기능을
제공한다. 표준 뮤직 플레이어를 탑재하고 총 4GB 내부 저장공간 가운데 사용자가 쓸 수 있는 2GB 용량을 이용해 운동 중에 듣고 싶은 음악을
담아서 직접 재생 가능하다. 주요 음악 포맷인 MP3, WMA, WAV, AAC, OGG 파일을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기어핏2 공식 발표와 함께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좌우 이어버드 사이에 선을 완전히 없앤 '기어 아이콘X (Gear Icon
X)'도 선보였는데, 기어 아이콘X도 자체 음악 재생 기능이 있어 기어핏2 뮤직 플레이어에 굳이 연결할 필요는 없다. 대신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기어핏2 초기 예약판매를 진행하면서 블루투스 헤드셋 레벨 유 프로(Level U Pro)를 증정하기도 했다.
삼성 기어 앱을 통해 스마트폰에 저장된 음악 가운데 원하는 음악을 선택해 기어핏2로 전송한다. 곡 선택은 즐겨듣는 곡을 비롯해 재생 횟수,
최근 재생한 곡, 최근에 추가된 곡 위주로 선택 가능하다.
기어핏2 자체 음악 재생은 뮤직 플레이어의 설정에서 음악 재생 위치를 폰(Phone)이 아닌 기어(Gear)로 선택하면 된다. 기어 재생
모드에서는 셔플, 반복, 즐겨찾기 옵션이 활성화된다. 음악 재생을 위한 블루투스 헤드셋은 스마트폰이 아닌 기어핏2와 직접 연결되며 폰에서 선택해
전송한 음악들을 재생할 수 있다.
기어핏2에서 측정된 기록들은 삼성전자 라이프스타일 앱인 S헬스(S Health)와 연동된다. S헬스 지원 액세서리 가운데 액티비티 트래커
항목에서 기어핏2를 선택하면 정확한 운동 기록 관리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에서는 할 수 없었던 수면 관리, 계단 오르기 항목도 기어핏2와 연동하면 자동으로
채워진다.
스마트워치와 미 밴드 사이 부족한 점을 충족
필자는 이미 안드로이드 스마트워치인 LG 워치 어베인을 사용하고 있지만 안드로이드 웨어의 경우 운동 기능이 미약하고 자동 심박 측정을
지원하지 않아 간단한 피트니스 밴드이자 걸음 수, 수면시간 측정을 위해 샤오미 미 밴드(Mi Band 1A)를 함께 쓰고 있었다. 반대로 미
밴드는 진동으로 스마트폰 알림 수신이 가능하지만 내용을 확인하려면 스마트폰을 봐야 하기 때문에 스마트워치를 완전히 대체하긴 어려웠다.
초기 스마트워치가 생각만큼 스마트하지 않고 대부분의 기능을 수동으로 직접 조작해야 하기 때문에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면 차라리 피트니스
트래커 쪽에서 스마트 기능을 가진 제품을 선택하는 쪽이 낫다. 마이크로소프트 밴드2의 경우 가장 많은 센서가 탑재되어 스마트워치에 피트니스
기능이 결합된 이상적인 제품이지만 국내 출시되지 않았고 실제로 사용해보면 꽤 무겁고 가로 화면 인터페이스나 한국어 미지원 등 불편한 점도 있다.
삼성 기어핏2는 마이크로소프트 밴드2와 미 밴드 사이에서 적절한 디자인과 기능 밸런스를 맞춘 느낌이다. GPS 기능을 탑재하고 하드웨어
스펙과 기능이 향상되었음에도 가격은 기존 기어핏보다 저렴해진 19만8천원이다. 밴드2와 달리 UV센서나 피부 전도 반응 측정(GSR) 센서,
디스플레이 밝기를 자동 조절하는 주변광센서(조도센서), 내장 마이크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사용 중에 해당 기능이 특별히 필요하다거나 아쉽지는
않았다.
구글도 올 가을 안드로이드 웨어 2.0을 출시하면서 피트니스 기능을 강화하고 사용자 움직임을 인식하는 동작, 스트리밍 뮤직 재생, 통화
기능을 지원할 예정이지만, 당장 지금부터 운동을 하려는 사람이라면 딱 필요한 기능만 갖춘 기어핏2 같은 제품을 선택해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