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 공학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기어의 시작에 대해 물어본다면 아마 산업혁명 시대를
떠올리지 않을까? 하지만 기원전 300년 대 인물인 아리스토텔레스가 기어에 의한 회전 운동의 전송 문제를 다뤘다는 기록을
보면, 그보다 훨씬 전부터 동력 전달에 기어가 쓰여왔다.
초침과 분침, 시침으로 구성된 전통적인 기계식 시계는 각 바늘의 운동을 정확한 비율로
연동시키기 위해 기어가 쓰였고, 자동차에도 동력 전달에 기어가 쓰인다. 정확한 동력 공급을 위한 수단으로 애용되는 것이
기어다.
그리고 전자부품만 가득해 보이는 오늘날의 PC에도 기어를 상징으로 내세우는 제품이
있다. 바로 ASRock의 Taichi 시리즈 메인보드로, 제품명인 태극(Taichi)는 음양의 조화를 이루는 균형잡힌
디자인을 뜻하고, 첫 모델인 X99 Taichi부터 제품 곳곳에 배치된 기어 디자인은 시스템이 정확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게 뒷받침해주는 안정적인
메인보드라는 의미로 보인다.
기어같은 정확한 전력 공급 능력 필요한 전원부, 내장쿨러로 안정성까지
ASRock Z790 Taichi D5 디앤디컴 메인보드는 타이치 시리즈의 최신
모델이다. 전원부 방열판에 실제 기어 형상의 조형물이 새겨져 있고(기대했다면 아쉽지만 회전 기능은 없다), 방열판 내부에는 쿨링팬이
들어가 안정성을 높였다.
특히 기어 조형 부분에 실제와 같은 공간을 마련해 쿨링팬이 외부 공기를 끌어 들일 수
있는 통로로 삼았고, 내부 방열판을 요철형으로 디자인해 자연스럽게 양 옆으로 열이 방출된다.
방열판은 I/O 포트쪽과 CPU 소켓 상단 전원부 전체를 커버하도록 두 개의 방열판이
나눠져 있지만, 각 방열판이 히트파이프로 연결되어 전체적인 열 균형이 이뤄지도록 디자인 되었고, 보조전원 커넥터도
오버클럭이나 순간적인 전력 요구량 증가에도 안정적으로 대응하도록 8핀 커넥터 2개를 갖췄다.
시작은 가성비 라인이었지만, 지금은 플래그십으로 공고히 자리잡은 타이치 모델인 만큼
전원부 구성도 어마어마하다. 무려 105A SPS(Smart Power Stage, RAA22010540) 기반으로
24페이즈 전원부를 구성한 것. 추가로 iGPU 1페이즈, 언코어 2페이즈 전원부를 구성해 총 27페이즈의 전원부를
꾸몄다.
ASRock Z790 Taichi D5 디앤디컴 메인보드는 백플레이트도 갖췄다.
전원부를 구성중인 부품들의 맞은편과 Z790 칩셋쪽에 써멀패드를 더해 추가적인 방열판
역할을 수행하고, RTX 4090이나 대형 타워형 쿨러같이 무게가 몰리는 경우에도 메인보드의 변형이나 파손 위험을 줄일 수
있도록 내구력을 높여준다.
강력한 CPU에 강력한 메모리, DDR5 7000MHz+ 지원
싱글, 멀티 스레드 성능이 대폭 개선된 인텔 13세대 코어 CPU 랩터 레이크를 지원하는
메인보드인 만큼, ASRock Z790 Taichi D5 디앤디컴 메인보드는 메모리 지원도 강화되었다. Z690
Taichi D5 보다 더 빠른 DDR5 7000MHz+ 오버클럭을 지원하는 것.
고수율 메모리 테스트를 위해 메모리 탈착 빈도가 높은 오버클럭커들이 안심하고 쓸 수
있도록 PCIe x16 슬롯과 같이 강화된 스틸 슬롯 디자인(The reinforced DIMM slot)이 적용되었다.
24핀 주전원 커넥터 좌측에는 지포스 RTX 4090 같이 고전력을 요구하는 확장 카드에
더욱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목적의 PCIe 6핀 보조전원 커넥터도 갖췄다. 해당 보조전원 커넥터는 그 옆으로 케이스
전면 패널 연결용으로 마련된 20Gbps 대역폭의 USB 3.2 Gen 2x2 소켓의 USB PD 기능도 지원한다.
6핀 보조전원 커넥터를 끼우면 USB 3.2 Gen 2x2 소켓의 USB PD 기능은
최대 60W(20V 3A) 전력의 고속 충전을 지원하고, 그렇지 않다면 그 절반 수준인 최대 27W(9V 3A) 고속
충전을 지원하니, 가급적 6핀 보조전원 커넥터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ASRock Z790 Taichi D5 디앤디컴 메인보드는 PCIe 5.0 x16 슬롯을
두 개나 갖췄다. 최신 그래픽 카드일수록 지원 모델이 적지만 멀티 GPU 구성도 가능하고, 그래픽 카드와 M.2 확장
어댑터를 동시에 사용하는 방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PCIe 5.0 x16 슬롯은 물리적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스틸슬롯 디자인, 고속 신호
전송의 안정성 향상을 위한 SMT 방식이 적용되었다. 가장 하단에는 PCIe 4.0 x16슬롯(x4Lane)도 제공된다.
위 사진으로 대략적인 배치를 확인할 수 있지만, 고속 스토리지인 PCIe NVMe M.2
SSD의 발열 대응을 위한 방열판이 빼곡하게 들어찬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M.2 SSD 발열을 대비해 마련된 방열판을 들어내면 M.2 소켓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중 PCIe 5.0 x16 슬롯과 CPU 소켓쪽의 PCIe 5.0 M.2 소켓은
CPU의 PCIe 5.0 x16슬롯을 공유하는 설계이니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PCIe 5.0 M.2 소켓을 사용할 때는
CPU 소켓쪽 PCIe 5.0 x16 슬롯이 x8Lane으로 동작하고, 두 번째 PCIe 5.0 x16슬롯을 쓸 때는
PCIe 5.0 M.2 소켓을 사용할 수 없다.
그 외에 4개의 PCIe 4.0 M.2 소켓도 무려 네 개인데다, SATA 포트도 8개나
제공된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하단의 PCIe 4.0 x16 슬롯을 쓸 때는 SATA 포트 0번부터 3번까지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것. 시스템 구성 시 유념해야할 부분이다.
게이머를 위한 라이트닝 게이밍 포트, 창작자를 위한 썬더볼트 기본 지원
I/O 포트쪽에는 다수의 USB 포트와 내장 그래픽 출력을 위한 HDMI 포트(4K
60Hz), 와이파이 6E 지원용 SMA 안테나 연결부, 2.5Gbps 이더넷(Killer E3100G) 및 기가비트
이더넷(인텔 i219V), 썬더볼트 4(USB4) 포트도 2개나 제공된다.
게이머들의 필수 무장인 마우스와 키보드 연결을 위한 USB 포트는 별도의 컨트롤러를
거치게해 레이턴스를 개선한 노란색 라이트닝 게이밍 포트, 오디오 장비에 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웉르라 USB 파워
기능을 갖춘 진한 파란색의 USB 포트도 갖췄다.
썬더볼트 4는 HDMI 포트와 함께 CPU 내장 그래픽 출력 기능을 제공해 최대 8K
60Hz 디스플레이를 감당할 수 있고, 별도의 USB PD 3.0 컨트롤러와 결합해 최대 27W(9V 3A) 또는
15W(5V 3A) 고속 충전 기능도 지원한다.
하이엔드에 빠질 수 없는 튜닝과 편의성
ASRock Z790 Taichi D5 디앤디컴 메인보드는 플래그십 메인보드에 걸맞는
LED 튜닝 옵션이 제공된다.
타이치 시리즈의 상징적인 기어 조형물과 메인보드 칩셋 방열판에 LED가 심어져 있고,
메모리 슬롯과 확장 슬롯 부근에 총 3개의 ARGB LED 헤더와 1개의 RGB LED 헤더가 제공된다.
ASRock의 폴리크롬 싱크 앱을 이용해 기본 탑재된 LED과 헤더에 연결된 쿨링팬이나
스트립, 케이스, 그래픽 카드 등의 (A)RGB LED 색상과 패턴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편의 기능으로 온보드된 전원/ 리셋/ 바이오스 초기화/ 디버그 LED가 제공된다. 손쉬운
바이오스 업데이트 기능인 바이오스 플래시백이 제외된 것은 아쉽지만, 차세대 CPU는 소켓 호환이 되지 않고, ASRock
Z790 Taichi D5 디앤디컴 정도되는 메인보드 구매자라면 고성능을 추구하는 'K' 버전을 노리는 가능성이 매우 높은
만큼, 불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제외를 결정했다고 추정된다.
공룡의 든든한 밥심, ASRock Z790 Taichi D5 디앤디컴
전력 효율은 높아졌지만, 그만큼을 성능에 투자하면서 코어 활용도가 높은 작업에서 인텔
13세대 코어 CPU 랩터 레이크가 요구하는 전력은 그만큼 높아졌다. 물론 상시 최고 전력을 소모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플래그십 모델이라면 최고성능 CPU의 최고 성능이 요구되는 작업을 할때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
ASRock Z790 Taichi D5 디앤디컴은 무려 CPU 코어에만 105A 짜라
SRS 기반의 24페이즈 전원부를 갖췄다. 발열 제어를 위해 대한 방열판과 히트파이프, 쿨링팬이 결합된 쿨링 솔루션을
더했다.
대용량 컨텐츠를 다루는 크리에이터의 답답함을 덜어줄 40Gbps의 썬더볼트 4(USB4)
포트 2개와 PCIe 5.0 x4 M.2 소켓, 다수의 PCIe 4.0 M.2 소켓, PCIe 5.0 x16 슬롯 두 개가
제공된다. 여기에 와이파이 6E와 최대 60W의 USB PD 3.0을 지원하는 등, 랩터 레이크 플랫폼의 성능을 끌어내기
위한 I/O 기능을 대폭 강화한 점이 눈에 띈다.
국내 유통사인 디앤디컴은 3년 ASRock Z790 Taichi D5 디앤디컴 메인보드에 대해 3년 보증을 기반으로 구입 3개월 내
고객 과실로 인한 파손도 1회 무상 수리, 구입 1년 이내 불량에 대한 왕복 택배비 무료, 서비스 후 2개월 내 재불량 시 서비스 기간 2개월씩
최장 6개월 연장, 케이스별 상담 이력 관리, AS 대행에 대한 불만족 시 중재 서비스로 구성된 다이나믹 케어서비스를 지원한다.
기사 작성 시점에 가격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 세대 동급 제품의 가격을 감안했을 때 만만치 않은 비용 지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더 안정적인 서비스를 원하는 사용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가 아닐까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