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삼성전자 갤럭시 S4와 HTC ONE 구글플레이 에디션에 이어 태블릿에서도 LG G Pad 8.3과 소니 Z Ultra '구글플레이 에디션(Google Play Edition)'이 등장했다.
누구냐 너?
그런데 구글플레이 에디션이 뭘까? 듣기로는 일반 판매용 리테일 모델에 구글 안드로이드 OS만을 설치한 것으로, 구글 레퍼런스 가이드를 따른 넥서스 시리즈와 같은 개념의 제품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드는데, 이번 기사에서는 구글플레이 에디션이 무엇인지 간단히 알아보도록 하겠다.
구글플레이 에디션? 제조사 모델과 레퍼런스 넥서스 사이
넥서스4(레퍼런스, 좌), 갤럭시 S4 구글 에디션(중), 갤럭시 S4(우)
구글 에디션, 또는 구글플레이 에디션이라 불리는 스마트폰은 안드로이드 OS 개발사인 구글이 가이드를 제시하고 지정 제조사를 통해 출시하는 넥서스 시리즈와 달리, 기존에 판매중인 하드웨어에 구글 안드로이드 순정 OS를 설치한 모델이기 때문에 레퍼런스 모델과 리테일 모델의 중간적인,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일반 판매를 위한 리테일 모델의 공식 루팅 버전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레퍼런스 모델이 아닌만큼 넥서스 시리즈와 달리 다양한 제조사에서 출시되고 있으며, 삼성전자(갤럭시 S4 구글플레이 에디션)와 HTC(HTC ONE 구글플레이 에디션), 소니(Z Ultra 구글플레이 에디션), LG전자(G Pad 8.3 구글플레이 에디션)를 통해 구글플레이 에디션 제품들이 출시되었다.
한편, 구글플레이 에디션이라는 명칭에 앞서 AOSP(Android Open Source Project)의 일환으로 소니 엑스페리아S와 엑스페리아Z에 구글 순정 OS가 제공되기도 했는데, 이들 역시 넒은 의미에서 구글플레이 에디션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갤럭시 S4에서 싸이월드, 멜론을 지우고 싶다면? 구글플레이 에디션
구글플레이 에디션은 각각의 다른 하드웨어에 구글 순정 안드로이드 OS를 설치함에 따라 OS에서 기본 지원하지 않는 하드웨어 지원을 위한 앱을 사용자가 별도로 설치하지 않는 이상 사용이 불가능하다.
리테일 모델은 수많은 기본 앱이 깔려있고 삭제도 안되지만, 구글플레이 에디션은 필요한 것만 골라 쓰고 지울 수 있다!
따라서 각 구글플레이 에디션 제조사만의 편의 기능이 필요하다면 구글 플레이에서 직접 다운로드해 설치해 사용하거나, 해당 기능이 구글 플레이나 기타 앱 장터에 등록되어 있지 않다면 사용이 불가능하며, 스마트폰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면 기능을 충분히 활용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하지만, 순정 안드로이드 OS만 설치되어 있다는 말은 곧 필요없어 쓰지도 않지만 지울 수도 없어서 저장공간과 메모리 부족 현상의 주 원인인 제조사와 통신사 앱이 없다는 말이 되고, A/S 불가의 위험을 무릎 쓴 스마트폰 루팅의 상당수가 제조사와 통신사의 불필요한 앱을 지우기 위함임을 감안했을 때, 제조사와 통신사의 불필요한 앱이 없다는 것은 구글플레이 에디션의 확실한 메리트가 된다.
구글플레이 에디션은 보통 레퍼런스 넥서스보다 스펙이 우수하고 리테일보다 OS 업데이트가 빠르다
또한 OS면에서는, 기본적으로 순정 OS를 사용하나 레퍼런스 모델인 넥서스 시리즈와 하드웨어 제원이 다르기 때문에 제조사를 통한 OS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것은 리테일 모델과 같지만, 제조사와 통신사 앱과 OS의 호환성 및 안정성 테스트에 장기간의 작업이 필요한 일반 판매용 모델과 비교해 이것 저것 고려할 추가 앱이 없으므로 빠른 업데이트가 가능하다.
여기에 리테일 모델을 기반으로 하므로, 같은 순정 안드로이드 OS 기반인 넥서스 시리즈의 대표적인 불편함으로 꼽히고 있는 마이크로SD나 베터리 교체 지원도 가능하고, LTE-A와 같은 최신 기술을 빠르게 사용할 수 있으며, DMB와 같이 출시 지역에 특화된 기술 역시 사용이 가능하다.
구글플레이 에디션, 한국에서는 왜! 안팔까?
구글플레이 에디션은 아직 국내에 공식 판매되지 않고 있다
구글플레이 에디션은 제조사/ 통신사 앱이 수십개 깔린 일반 모델보다 순정 안드로이드 OS 기반으로 사용자에게 필요한 것만으로 최적화 시켜 쓰고자 하는 사용자에게 적합한 모델로, 특히 비슷한 성격의 구글 레퍼런스 가이드에 따른 넥서스 시리즈에 아쉬움을 느끼는 사용자에게 적합하다.
현재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통해 판매중인 구글플레이 에디션은 지역 제한 때문에 한국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통한 구매는 불가능하며, 국내 통신사나 MVNO 역시 취급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우회나 해외 구매 대행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왜 한국에서는 구글플레이 에디션을 팔지 않을까?
구글플레이 에디션은 리테일 모델을 팀킬할 것인가 보완할 것인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것은,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은 없지만 많은 이들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는 옵티머스 G와의 자기잠식을 우려한 넥서스4의 국내 출시 지연과 같은 이유가 아닐까 한다.
게다가 앞서 말했던 것 같이 제조사나 통신사 앱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사용자들의 2차 서비스 유입 효과를 기대하기 쉽지 않기에 통신사나 제조사 입장에서는 굳이 구글에디션을 출시할 이유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구글플레이 에디션이 대부분 하이엔드 모델이기 때문에 통신사 보조금없이는 가격이 높고, 아직 국내에 레퍼런스급 모델에 대한 수요나 인식이 전반적으로 높지 않은 편임을 감안하면, 구글플레이 에디션을 공식 출시한다고 해도 리테일 모델을 위협하기보다 틈새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또 다른 무기가 될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플레이 에디션, 모바일 시장의 새로운 블루오션?
현재 시장에 출시되는 제품들의 특성을 보면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는 대부분 제조사와 통신사들의 앱을 기본 탑재한 일반 판매용 리테일 모델과, 가장 빠르게 최신 운영체제 지원을 받을 수 있고 별도의 제조사나 통신사 앱 없이 순정 안드로이드 OS가 설치된 레퍼런스 제품인 넥서스 시리즈를 볼 수 있다.
넥서스 시리즈는 안드로이드 OS 제조사인 구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제작된다
리테일 버전의 경우 상당한 편의 기능이 기본 제공되므로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어떤 프로그램이 필요한지 고민할 필요가 없고 이미 모든 세팅이 완료되었기에 쓰기 편하지만, 사용자가 쓰지 않는 앱이 백그라운드에서 돌아가기 때문에 하드웨어 성능을 제대로 쓰기 어렵고, 해당 앱이 차지하는 공간이 아깝게 느껴지는데다 삭제하기도 어렵다.
반면 넥서스 시리즈는 아무래도 전 세계 통신 환경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최신 하드웨어와 통신 환경을 지원하기 어렵고, 스펙 또한 하이엔드 리테일 모델들보다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지만 불필요한 앱이 없으므로 사양에 비해 고성능을 체감할 수 있다. 따라서 일부 사용자들은 루팅이란 작업을 통해 리테일 모델에 순정 안드로이드 OS나 커스텀 롬을 적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사용자 임의 개조에 해당되기 때문에 문제 발생 시 A/S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구글플레이 에디션은 이제 시작이지만, 블루오션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점칠 수 있다
구글플레이 에디션은 그런 의미에서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리테일 버전과 넥서스 시리즈의 중간적인 위치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으며, 비유하자면 Free DOS가 설치된 고성능 브랜드 PC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다른 모델들을 PC에 비유하자면 리테일 모델은 각종 프로그램이 설치된 브랜드 PC, 넥서스 시리즈는 MS가 만드는 서피스 시리즈, 루팅된 기기는 사용자가 모든 책임을 져야하는 조립 PC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넥서스 시리즈의 스펙이 리테일 모델 부럽지 않게 발전함에 따라 구글플레이 에디션의 입지가 애매해지고 있는 느낌이지만, 시장 다양성과 사용자 선택권 확보를 위해서는 물론이고, 레퍼런스와 리테일 사이에서 새로운 시장으로 작용할 수 있는 구글플레이 에디션의 앞을 지켜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